독고철의 100대 명산 백운산 (882m)
"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봉 팔만구암자 유점사 법당뒤에 칠성단 ........" "정선 아리랑"의 민요가락 가사는 그렇게 시작 된다. 백운산이란 이름은 "흰 구름산"이라는 뜻을 대부분 담은 산들로 전국에 250여m에서 1200여m까지 높이의 백운산 이름을 가진 소문난 명산이 12개나 있다.
복정역에서 8시에 출발 했다. 중부고속과 영동고속을 이용해 새말Ic에서 빠져나와 42번 국도를 타고 평창까지 내 달렸다. 가는 길 2주전 백덕산 들머리였던 문재터널을 지났다. 무심하게 살았던 것인지 한참 깊은 산속을 달려 도착한 곳은 처음 가보는 평창군이었다. 평창군은 평창강을 끼고 도심을 이루고 있었다.
뒷골목 스레이트 지붕의 낮고 초라한 오막살이 몇 채만 없었다면 근대에 이룬 군소재지라고 착각 할 정도로 정갈함이 느껴졌다. 백운산은 그곳에서 약 40분 내륙으로 더 들어가야 했다. 산세는 그 위엄을 더해가고 평창강과 동강이 만나는 그곳까지 도로는 강을 끼고 오가는 인적과 차량 끊긴 산길을 타고 돌았다.
암으로 되어 있는 산줄기에 뚫어 놓은 "기화리" 도로 굴은 마치 무주구천동 도로굴을 옮겨 놓은듯 한모습이었다.
기화리 동굴도로
인적이 끊긴 평창강에서 새벽부터 후라잉 낚시를 하는 한 무리의 꾼들이 안개 자욱한 평창 玉水를 향해 연신 낚시대를 휘젖고 있다.
이 즈음에서 동강에 대한 간략한 정의를 해보기로 한다. 동강은 강원도 정선, 영월일대의 남한강 상류 지역을 말하며 정확한 위치는 정선에서 영월에 이르기까지의 51km 구간을 동강이라고 한다. 동강의 상류는 평창강이다
평창강의 단아하고 정결한 모습에 마음을 빼앗겨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그리 지루하지 않았다. 목적지가 산이 아니었다면 그저 편안한 강변의 귀퉁이에 작고 보잘 것 없는 소형 텐트 하나 펼쳐놓고 자갈밭 여울져 생명얻은 낮은 강물의 설레임과 안개속에 제 모습 숨긴 배추머리 선녀님 초대해서 세월을 함께 한다면 그 어찌 다른 기쁨과 비교 할 수 있으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백룡동굴 체험 학습장과 문희마을이 있는 곳에서 산행 준비를 했다. 고도가 223m이니 정상까지는 정확하게 660m를 오르면 되고 안내 간판에서 거리는 급경사로 오르면 1.9km, 완경사로 오르면 3.7km인 것을 확인했다.
참고로 백룡동굴은 자연 석회석 동굴로 그곳에서 제공하는 붉은색 위아래 옷과 장화를 바꿔신고 2시간 30분 동안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동굴탐험하는 곳이라 한다
백운산 안내도
11시30분에 문희마을을 출발했다. 문희 마을에서 500m 오르면 이곳에서 급경사 길과(1.4km)완경사길fh(3.2km) 나뉜다. 방향을 1.9km 급경사로 정하며 정상까지 1시간이면 되리라 판단했다. 경사가 심 할수록 보폭을 적게하고 천천히 완주한다는 생각을 마음에 담으며 정상을 향해 급경사를 이룬 산 길을 올랐다.
산 정상부 가까이 갈수록 참나무 중간에 경맥동화 같은 응어리진 뭉치를 자주 볼수 있었다.
이뭉치는 거의 지름이 1m는 되어 보였다. 이산만의 특이한 현상이었다.
13시30분 정상에 올랐다. 1.9km의 거리를2시간이나 걸려서 오른 셈이다. 다행이 눈이 녹아 빙판 진곳은 없었지만 낙엽 밑 땅이 녹아 미끄러지는 통에 조심스런 산행을 한 결과이기도 했다. 정상에 이르는 길에서는 100대 명산의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 그냥 조금 고된 오르막이 있었을 뿐이었지만 동강의 굽이쳐 흐르는 정상의 절경을 눈 앞에 두고 100대 명산위용을 한꺼번에 보는 듯 한 포만감이 있었다.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서 처음으로 끝 모를 동강의 사행천 용트름을 보았다. (사진에 다 담기질 않았다)
백덕산과 마찬가지로 고대에는 바다였다는 증거가 정상부 퇴적암에서 여실히 들어나고 있었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용의 뒤틀음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이런 산은 본 적이 없었다. 메콩강을 비행기에서 바라다 보았을 때 비슷한 느낌을 받았지만 평야지대 밀림을 끼고 도는 사행천 강의 모습과 이곳처럼 고산 준령의 사이를 끼고 도는 사행천의 아름다움은 비교 할 수가 없는 것이다. 넉넉한 시간을 정상에서 보냈다. 따듯한 정상바위 한 켠에 봄을 맞는 호랑나비를 보았다. 옛 어른들은 새해에 첫 나비를 볼 때 호랑나비를 보면 그 해 운이 넘치고 복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두 손을 모으고 호랑나비 날개 짓에 감사를 드리며 올 한해도 무고 무탈 보람 있는 삶을 살자 다짐했다.
백운산의 100대 명산 이유는 하산을 하면서 부터 시작 되었다. 절경인 동강의 사행천을 끼고 정상에서 칠족령이 시작되는 나운재까지 2.2km구간에 5개의 산봉우리를 오르내리면서 그 비경에 탄성을 지르게 된다.
2.2km 구간에 5개의 봉우리라는 것은 개이빨 송곳니처럼 가늘고 높은 봉우리가 짧은구간에 절벽처럼 붙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동강쪽으로는 500-800m의 수직 절벽이 강물과 맞다아 있었다. 절벽에 가까운 등산로 곳곳이 비경으로 사진포즈를 취하다가 황천객이 될 만한 곳이 널려있었다. 급한 경사 탓에 속도를 낼수도 없었지만 동강과 어우러진 자연의 아름다움에 쉽게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이래서 883m의 작은 백운산이 100대 명산 반열에 이름을 올리고 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것이구나."
백암산 정상 바로 밑 우리나라 지도를 닮았다는 곳
내리막 길은 계속 절경속이었고 바로 옆은 상상초월 절벽이다.
5번째 봉우리를 넘어 족히 500m는 되어 보이는 절벽 위에서 잠시 휴식을 가졌다. 그곳에는 "산이 좋아 산에서 가노라."라는 작은 비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어느 이름 석자 여인이 이곳 비경에 취해 사진을 찍다가 그만 추락 한 것이 아닐까하는 상상을 했다.
백운산 정상과 동강 그리고 4-500M의 절벽
정상에서 나윤재까지 내리막 2.2km를 2시간에 걸쳐 돌파했다. 1시간에 1km씩인 돌파는 설악산의 공룡밖에 기억에 없다. 그만큼 가냘픈 오르내림이 심하다는 이야기이다. 원점회기 산행을 위해 나윤재에서 문희마을로 방향을 잡았다. 1.4km의 길은 이제까지와는 달리 그저 급경사지에 생선의 배를 가르 듯 횡으로 가늘고 외롭게 나있는 소로길이었다.
나윤재 분기점에서
문희 마을 도착은 16시였다. 총연장 5.5km에 4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오르막 1.9km에 2시간, 등선내리막 2.2km에 2시간 일반 내리막 1.4km에 30분을 소진한 셈이다.
정선의 백운산은 한 눈에 쏙 들어오는 작은산이지만 100대명산임에 틀림없다. 우선 고산 준령을 끼고 도는 산악 사행천을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한 눈에 볼 수 있음이 이유이고, 백운산 남쪽 사면과 동강이 이룬 500-800m의 절벽은 상상할 수 없는 장쾌함이 있음 또한 이유이며, 내리막 능선산행에 계속되는 절벽 사이사이 들어 난 비경은 산을 찾는 이의 노고를 한 순간 잊게 해주는 또 다른 이유이다.
참고로 백운산은 비가 오거나 눈이 왔다면 사양해야 할 위험요소가 많은 산으로 초보자가 오르기엔 부적절함이 있는 산이다. 또 절벽 바로 옆으로 난 등산로에서 비경에 취해 실족 할수 있는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일단 산에 들면 하산시까지 물이 없고 능선 뙤악볕 산행으로 충분한 식수를 휴대해야 함도 잊지말아야 한다.
동강을 끼고 도는 또 하나의 100대 명산 태화산에서 실망만 느꼈다면 백운산에서는 정말 행복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94번째로 백운산을 넘었기에 이제 100대 명산중 6개가 남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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