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철 천성산 992m (100대명산)
야무지게 마음을 다지며 준비한 연속산행이었다. 오전에 양산 천성산(992m)에 오르고 경주로 이동해서 오후에 남산(468m)에 오른다. 경주에서 1박을 하고 밀양으로 이동해서 운문산을 (1182m) 오르면 산림청 100대 명산중 경상남북도에 아직 오르지 못한 3개의 명산을 이번 기회에 완등하는 것이며 100대 명산중 3개의 산이 남게 된다.
전국에 황사를 씻는 비가 내렸다. 홀로 하루에 2개의 산을 오르려면 비가 온다는 것만으로도 의욕이 떨어짐은 당연한일이었다. 비오는 양산에서 하루 밤을 묵었다. 감사하게도 아침에 맞이한 맑은 하늘 아래 원효암까지 차량으로 이동해서 그곳을 출발 기점으로 잡았다.
08시 지난밤에 쌓인 하얀 눈 세상이 열린 그곳에서 적어도 그날 만큼 하얀 카팻위에 처음으로 족적을 남기며 설화 가득한 산길을 따라 천성산 정상 향해 출발했다.
원효암에서 천성산 눈꽃 선물을 받다. 2014년3월에 만발한 눈꽃을 경남지역에서 보았다.
혼자서 찍으면 이렇게 된다.
아무도 걷지 않은 새하얀 눈길
9시까지는 이렇게 눈꽃밭이었답니다
원효암에서 천성산 허리를 북쪽 방향으로 끼고 도는 동 코스는 횡단의 의미가 있는 코스로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았다. 서쪽 방향으로 보이는 통도사 뒷산인 취서산, 신불, 간월산등 영남알프스와 북쪽의 가지산은 전 날 내린 눈 탓으로 정상부에 허연 두건을 두르고 있었다. 북사면 신설 눈 밭길을 달려 드디어 천성산의 백미인 “화엄늪”의 황금 억새밭 장관을 바라 볼 수 있었다.
산허리 돌아들 쯤 드디어 화엄늪이 보였다. 뒷배경 영남 알프스의 고봉 정상부는 흰두건을 두르고 있다.
간밤의 눈으로 등산화는 눈 밭이다.
족히 2km 되는 화엄늪 갈대밭이다.
억새밭이 유명한 전국의 대부분 산들을 섭렵하였으나 필자의 소견으로 천성산의 억새밭이 그 중 으뜸에 속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억새밭이 산의 반을 차지 한 듯한 거대한 화엄늪에 도착했다. 그 곳에서 철조망을 끼고 정상으로 향했다.
철조망이 어색하다.
정상에 미사일 기지라도 존재한단 말인가? 정상을 기준으로 뺑 돌아가며 철조망이 쳐져 있고 가끔 지뢰지대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예전 지뢰지대였다는 철조망 라인 중간에 정상으로 향하는 폭 3m 정도의 휀스로 막은 통로를 따라 09시 10분 정상에 (922m) 올랐다. 원효암에서 1시간 10분 동안 2.4km 길을 힘들이지 않고 산책하듯 달려 도착한 곳이었다. 예상대로 그 시간에 정상에는 필자 혼자였다.
지뢰지대 안으로 나있는 통로이다.
정상부 안전 통로 ...마치 전방지역 철책 같다.
정상 인증샷
천성산 정상은 이렇게 둥근 육산이었읍니다.
정상에서 바라 본 화엄늪
정상에 서서 천성산이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산임을 느낄수 있었다. 부산을 지키는 마지막 보루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했다. 그래서 625전쟁 당시 묻어 두었던 지뢰가 아직 미확인 지뢰지대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짐작이 들었고, 천성산의 중요성이 아직까지 인정 되는 듯 정상 한 켠에는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었다.
인증사진을 남기고 천성산 제2봉을(855m) 향해 발을 옮겼다. 비가 온 뒤라 하늘은 쾌청이었고 봄바람은 산들거렸다. 능선 길을 나는 듯 달려 10시 20분 도착했다. 천성산에서 2.7km을 1시간 10분 동안 이동했다.
천성산 제2봉
제2봉에서 바라본 천성산 정상 뒤 좌측 그림자 산이 금정산이다
제2봉에서 천성산 정상을 향한 채 숨을 돌렸다. 미끈하게 내리 뻗은 산세의 웅장함은 영남 알프스에 견줄만한 통 큰 모습으로 자리 잡고 주변 산들과 함께 깊고 높은 육산의 기상이 넘쳐나고 있었다.
이 산에서 도룡용을 살려야 한다며 KTX 건설을 멈추게 하며 메스컴으로 뉴스를 장식하던 단식투쟁 비구니가 생각났다. 국민 대다수의 이익과 편익, 행복보다 천성산 도룡용을 지켜야 한다며 식음을 전폐한 채 사투를 빌렸던 그 비구니는 지금도 천성산 어느 골짜기에서 도룡용들을 보호하며 살고 있을까?
도룡용의 보호가 국민의 혈세 수백억원과 바꿀 만큼, KTX건설을 지연시킬 만큼 그 분에게 중요한 이슈였을까?
당시의 몇몇 기자들은 국민보다 도룡용을 사랑한 비구니 한 사람의 투쟁을 사회문제화 시켜야 했는지? 머리띠를 두르고 환경보호 한다고 데모하던 분들 다 어디 가셨을까? 그것이 그리 중요한 일이였다면 부산지역으로 가는 KTX는 종착역이 부산이 아닌 경주나 울산에서 멈추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켜 볼 일은 제 주머니 채우는 목적을 이루었는데 남아서 도룡용 지키는 인간은 아마도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는 생각이 든다.
한가지 제안히고 싶은 일은 연일 TV로 나온 기사로 단식투쟁을 상당기간 한 것으로 보도 되었는데 그 스님 현시점에서 대충 30 일 동안 공개된 장소에서 물만 먹고 하는 단식투쟁 한 번 해보자고 하고 싶다. 곡기를 끊는 절박한 단식투쟁인지 아닌지 15일이면 판가름이 날 것이다. 거짓과 진실의 차이는 분명한 것이고 거짓을 보도하는 사람들 가슴에 손을 대고 이 시대 지식인으로 창피함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는 철없는 중생의 엉뚱한 마음이다.
아무튼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 단식투쟁은 슬그머니 끝이 났고 도룡용으로 들끓던 여론도 잠자듯 고요한 채 현재 KTX는 부산까지 달리고 있다. 이제는 말 없는 대다수의 종교인, 언론인도 대학교수 등도 국민을 위하고 국익이 걸린 문제라면 도룡용보다는 국민과 국익이 우선이라고 과감하게 목소리를 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국민을 선도는 정신적 지도자요 지식인이요. 애국자가 해야 할 일이다.
다시 평상심을 찾아 길을 나섰다. 갈림길에서 당초 코스로 잡았던 내원사까지는 2.4km 내리막길로 1시간이면 산행을 종료한다는 판단이 들었다.
천성산이 100대 명산으로 선정 될 수 있음은 지금까지의 갈대숲 장엄한 화엄늪, 미끈한 산체를 지닌 천성산 정상의 가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느꼈으나 이 정표에 공룡능선이라는 유혹이 필자의 발길을 잡아 끌었다. 천성산의 공룡능선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공룡으로 길을 잡고 1.8km 떨어진 짚북재로 내달았다. 조금은 가파른 내리막을 지나 11시 정각 짚북재에 도착했다.
짚북재에서 공룡능선을 타려면 하산 방향이 아닌 직진방향으로 까칠한 산 봉우리를 다시 넘어야 했다. 이정표에는 산행 종점인 매표소까지 4.2km이라고 표시 되어 있었다. 12시가 다 되어 3개의 봉우리를 넘었다. 산행 후 처
음으로 부부로 보이는 산우를 만났다. “중간에 탈출로가 있나요?” “매표소까지 없습니다.”
공룡능선은 중간에 칼날 같은 암봉으로 된 능선 약50m를 말하는 것으로 암봉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곳 앞뒤로 연결된 경사 심한 오르내림 봉우리들과 벼랑이 쉽지 않았다.
벼랑길도 몇 개소 있다.
공룡능선 통과해서 바라보면 이렇다. 뒤쪽 그림자 산은 천성산 제2봉
원효암에서 정상쪽코스가 가족 나들이 코스라면 공룡능선쪽은 중급 산악인 정도는 되어야 편한 마음으로 산행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공룡능선쪽에는 수직암벽부터 리찌구간까지 암산의 재미를 볼 수 있는 구간이 꽤 있었다.
오후에 오를 경주 남산을 염두에 두고 쉼없이 달려 드디어13시 하산을 종료 했다. 산행 시작 5시간만이었다. 예상컨대 정상적인 산행이라면 6-7시간 잡는 것이 옳다고 생각되었다. 점심으로는 순두부를 먹고 경주를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천성산! 멋진 추억에 남을 한 판의 승부였다./ 끝.
100대 명산중 95번째 산행을 마치며
'100대 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고철 운문산 (100대명산) (0) | 2014.03.25 |
---|---|
독고철 경주 남산 (100대명산) (0) | 2014.03.25 |
독고철 정선 백운산 (100대명산) (0) | 2014.03.17 |
독고철 백덕산 1350m(100대 명산) (0) | 2014.03.03 |
광한루와 전남 장성축령산 (0) | 2014.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