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철의 남한강 종주 라이딩 (충주댐 - 강천보)
충주로 가는 버스는 동서울터미널에서 6시가 첫차였다. 해외원정도 아닌데 지난 밤을 기대반 걱정반 거의 토막잠으로 채우고 4시부터 꼼지락 거려 동서울 터미널에 5시20분 도착했다.
충주댐인증소 출발신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첫차로 전국 각지를 향해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30분 정도 기다리며 오가는 사람들중 어디론인지 떠나는 자전거를 가진 3명을 보았다.
젊은이들은 아니었고 중년의 사람들이 아침잠이 없어서인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요란한 복장으로 엄숙한 표정들을 하고 있었다. 출발 5분전 자전거를 짐칸에 실었다. 충주까지는 1시간 40분, 7시40분 도착예정으로 시외버스는 떠나갔다.
충주에 도착해서 터미널에 있는 식당에서 갈비탕으로 든든하게 배를채우고 당일 라이딩에 대한 최종 점검을 했다. 지도에서 안내된 시간을 보면 시속 15km이고 난이도에 따라 시간이 정해졌으리라 싶었다.
충주시외버스터미널
- 충주댐 인증센타 13.29km 자전거 1시간 소요 (시내통과)
- 탄금대 11.5km 1시간
- 비내섬 인증센터 30.32 2시간
- 강천보 28.28km 2시간
자전거 앞바퀴를 분리해서 택시 뒷좌석에 실었다. 8시30분 충주댐 인증센터에서 인증도장을 꽝 찍고 힘차게 출발했다. 조금 염려되는 것은 자전거를 시작해서 이번이 9번째 타기로 아직은 차들이 다니는 도로에서의 어색함과 언덕과 내리막에 대한 노하우가 없다는 점이었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를 타고 조심스럽게 라이딩을 시작했다. 한강이나 경춘 자전거도로 처럼 미끈하게 전용도로가 있는 것도 아니고 차도에 언덕과 내리막이 혼합되어 시작부터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혼자가는 길을 의식해서 작은 배낭에 예비 튜브,펌프, 간편 정비 기구, 예비옷, 바람막이 옷, 간식을등을 챙기니 수월치 않은 무게가 등에 매달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거추장스러움에 다음부터는 자전거 가방을 준비해서 무게를 최소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편한 자전거 도로를 타고 탄금대에 9시24분에 도착했다. 충주댐으로부터 1시간이 소요되었고 충주시내를 통과하는 구간으로 일정 속도를 유지할 수 없었다.
임진왜란때 당시 조선의 명장 신립장군이 정병을 이끌고 배수진으로 왜군과 싸웠던 그 유명한 탄금대에서 조총대 활의 싸움, 전쟁을 준비하고 훈련한 왜군과 양민을 불러모아 급조한 조선군의 싸움을 당시의 눈으로 되새겨 보았다. 그래서 유비무환이라는 말이 있겠지.
충주댐인증서
탄금대 인증소
탄금대에서 물한모금 마시고 벌써 이글거리며 타오르기 시작한 태양을 향하여 호수변으로 나있는 전용자전거 도로를 따라 여주방향으로 진행했다. 충주댐인증소에서 얼음물을 3병 준비하는 다른 라이더를 보며 물이 그렇게 필요한가 싶었다. 나는 700cc 물병하나만 준비 했었다.
탄금대에서 비내인증소까지는 강변자전거 도로와 일반 자동차도로가 혼재하고 있었다. 이제까지 만나봤던 호사스런 한강의 자전거 도로대신 오르내림의 언덕이 있고 그늘하나 찾아보기 힘든 길을 달려야 했다. 서울에서 거리가 있어서인지 오가는 라이더들을 가뭄에 콩나듯 만나는 호젖하고 지루한 도로에서 그 나마 위안을 찾는 일을 발견 할 수있었다.
충주시를 벗어난다
여주쪽에서 달려온 라이더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젋은 청년들과 꽤 익숙해 보이는 라이더들은 상대와 마주치게 되면 여지없이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안전모자와 복장, 마스크에 썬그라스까지 끼면 상대의 나이를 순간적으로 비껴가며 판단하기란 불가능한 일인데 그 날 충주-여주 구간을 달리는 동안 사람들이 크게 하는 인사를 계속적으로 받으며 나는 적지 않게 당황해 했었다.
그늘에 자전거를 세우고 그 문제에 대한 답을 구했다. 라이더들은 도로를 달리며 같은 운동을 하는 상대에게 "안전운행하세요." 하며 누구에게나 인사를 한다는 사실을 지켜볼 수 있었다. "그렇지 나이 관계없이 지나치는 사람에게 안전운행하세요."라는 의미를 담아 목례로 인사하는 것은 요즘 보기드문 아름다운 행동 아닐까? 바람직한 자동차 신문화였다.
그때부터 나도 마주치는 라이더들에게 인사를 받든지 말든지 문제를 떠나 나만의 목례를 크게 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지루한 나와의 싸움인 장거리 라이딩에서 고개를 크게 끄덕이는 것은 목운동도 되었고 기분 전환에도 도움이 되었다. 또 인사를 받는 것보다는 인사를 하는 것 마음이 편하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아! 이 사람들
이 이런 기분으로 목인사를 하는구나."
비내 인증센터에는 11시32분에 도착했다. 탄금대에서 2시간이 걸렸으며 예정된 라이딩을 하고 있었다. 탄금대에서 비내인증소까지 주의 할 점이 있다면 순간적으로 자전거도로 노선을 이탈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정표나 도로바닥에 자전거 노선을 표시해 놓았어도 초행길에 초보자 수준인 필자 같은 경우 길을 벗어나 엉뚱한 도로를 신나게 달리다가 되돌아 오는 일을 4번이나 하면서 상대적 피곤함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비내 인증소
준비한 물이 반 정도 있어 그대로 강천보를 향하여 출발했다. 날이 점점 더워지고 (당일 30도였음) 남아 있는 도로 사정을 모른채 물도 채우지 않고 출발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업다운이 심한 차량 혼합도로를 달리며 갈증으로 인한 심한 고생으로 증명했다. 서울처럼 곳곳에 물을 살 수 있는 곳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한 낮 뙤악볕의 아스팔트
에서는 무지막지한 열기를 지상으로 뿜어냈다.
이번 라이딩을 하며 느낀 것은 물은 충분히 보충해야 하고 라이딩은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즉 진력을 쏟은 다음에 급격한 체력고갈이 오고 나이 탓인지 거의 회복이 안된다는 점이다. 이 문제의 해결은 처음과 끝낼 때의 체력이 거의 비슷하게 유지 되도록 일정시간마다 휴식을 취해야 하겠다는 점이다.
이번 라이딩의 어려웠던 점을 돌이켜보면 첫번째 힘있을 때 열심히 타자는 생각으로 약 3시간동안 휴식없이 달린 여파로 체력고갈이 왔다는 것이고, 둘째 언덕을 오를 때 자동차가 가속 하듯 신나게 속도를 내고 어느 정도에서 기어를 이용 언덕을 오르려는 방법은 육체적으로 어려움이 너무 많았다. 나중에 알았지만 언덕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어를 넣고 속도 관계없이 천천히 올라야 된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에 몸만 고생한 셈이다.
드디어 강천이라는 글자가 반갑기만 했다. 강천섬이라는 곳의 풍광은 가평의 남이섬이나 자라섬보다 몇 배 고즈넉스러웠고 나무와 잔디로 이루워진 섬 전체가 한마디로 명품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에서 텐트를 치고 가족 단위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을 보며 행복해 보인다라고 생각했다. 다시 한 번 시간을 내어 꼭 가보고 싶은 강천섬이다.
강천보가 눈앞이다
강천보 인증을 마치고
비내쉼터를 11시40분 출발하여 2시간 10분이 지나 드디어 강천보에 13시50분 도착했다. 예정된 라이딩을 했다 중간에 4번의 알바를 감안하면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다. 다음주는 밝은 광장에서 강천보까지 새벽 라이딩을 계획하며 북한강 종주에 이어 드디어 남한강종주를 끝내려고 한다. /끝.
'자전거 국토종주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고철의 이화령 라이딩 (충주 - 상풍교) (0) | 2015.08.03 |
---|---|
독고철의 남한강 종주 (밝은광장 - 강천보) (0) | 2015.07.13 |
독고철의 북한강 종주 라이딩 (춘천 - 광진교) (0) | 2015.06.22 |
전야 (광진교-양재천-탄천라이딩) (0) | 2015.05.10 |
5월 연휴보내기 2 (광진교-중랑천-동두천 라이딩) (0) | 2015.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