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철 100대명산 마지막 대야산 (931m)
드디어 산림청 100대 명산을 모두 타고 넘었다. 때로는 자신감에 충만해서 힘든 줄 모르고 산행을 할 때도 있었고 때로는 “꼭 이 길을 걸어야 하나?” 하고 반문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하나의 목표를 가지면 삶에 희망이 생기
고 그 목적을 이루었을 때 희열과 함께 느끼는 성취감을 상상하며 눈 덮힌 추운 겨울과 숨이 턱에 차는 더운 여름을 함께 할 수 있었다.
2주전 조령산에서 길을 잃어 탈진했던 이유로 지난주 계획했던 지리산 서북능선을 포기해야 했다. 아직 나이 탓이라고 하기엔 여유가 있었지만 조령산에서의 여파로 오른쪽 무릎 뒤쪽에 (오금이라고 해야 하나?) 근육이 길고 험한 산행을 허락하지 않았다.
* 오래도록 간직해야 할 100명산 지도
드디어 100대 명산의 마지막 산행인 대야산에 도전장을 냈다. 대야산은 931m로 조금 낮은 산이지만 문경과 괴산에 자리 잡고 속리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백두대간이 지나는 중원의 배꼽과도 같은 돌산이다.
그곳 계곡에서 문경 8경에 하나라는 용추를 만나보아야 한다. 그곳을 지나면 월영대를 거쳐 밀재까지는 완만한 경사에 계곡물이 흐르고 있고 누구나 걸을 수 있다는 길을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걸을 예정이다.
대야산 계곡의 첫인상은 대부분의 계곡부 암반이 밥상을 펴 놓은 듯이 평평했고 다른 계곡과 달리 산위에서 굴러온 커다란 돌들이 거의 없는 편안하고 널찍한 암반계곡으로 되어 있었다.
*주차장에서 계단을 오르는 입구석
10시10분 대야산 초입 계단부를 통과해서 20여분 오르자 계곡부 한 복판에 용추가 자리 잡고 있었다. 용추란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폭포수가 떨어지는 지점에 깊게 패어 있는 웅덩이를 뜻한다.
폭포라고 하기에는 빈약한 물줄기가 (강수량이 풍부하면 경우가 다르겠지요) 커다란 암반의 길을 따 라 높이 5m 정도에서 미끄러져 떨어지는데 이를 위용추라 하고 그곳에 몇 천 년전?부터 깍여 나갔을 하트 모양의 커다란 요강 모양의 소가 시러런 눈을 뜨고 자리잡고 있었다.
* 그 유명하다는 용추 -- 흠흠-- 신통 방통하다.
* 요강모양의 윗용추 ....빠져도 좋을 듯한 유혹이 느껴졌다
* 아래 용추 ...그저 평범한 소였다.
용추를 지나면 높이 1m 쯤 되는 폭포물길 밑에 아래용추가 자리 잡고 있었다. 아래 용추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접하는 돌로 된 산의 물길에 생긴 소와 별반 다르게 보이지 않았다.
용추를 지나 다시 20여분 오르면 월영대가 나온다. 월영대란 물길이 계곡 넓은 바위를 전체적으로 타고 넘으며 내려오는 곳에서 달이 뜨면 바위 물길 위에 달이 비쳐진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물이 많이 흐른다면 멋진 달빛구경이 가능하것 같다.
그곳을 지나면 밀재까지 우측에 작은 물길을 두고 계속 오르게 된다. 조령산에서 탈진했던 기억이 되살아나 바쁘지 않은 걸음으로 밀재까지 천천히 내달았다. 그래도 높이가 931m 인데 그 때까지 너무 평탄하게 올라왔다. 그것이 뜻하는 바는 당연한 예상이지만 밀재에서 대야산까지는 보통이 넘는 깔닥이 기다린다는 말과도 같았다.
예상대로 밀재에서 대문바위까지 가파른 계단길을 올라야 했다. 굳이 비교하자면 도봉산 깔닥고개를 예상하면 될 것 같다. 대부분 산은 높이로 마지막 200-300m, 거리로는 500-700m가 사람의 진을 빼게하는 진한 구석이 있는데 대야산도 예외는 아닌 듯 싶다.
대문바위에 올라서자 대야산이 100대 명산의 이유를 한눈에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대문바위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길은 리찌 가능한 바위 능선으로 50m 정도 이어졌고(우회도로 있음) 그곳에서의 풍광과 시원함은 가던 길을 멈추게 하는 기쁨이 있었다. (시원함이란 당일 5월 최고 기온으로 서울33도,문경 35도였기에 더위를 식혀주는 능선 바람이 있어 무척이나 시원했다.)
* 대문바위 : 속리산 자락이라 그런지 정상부에 이런 거대 바위가 많았다.
* 대문바위 아래에서
* 대문바위에서 정상으로 가는 리찌 능선
* 이렇게 수직 절벽도 있다
대문바위에서부터는 대야산 정상을 바라보며 산행을 하게 된다. 뽀쪽한 정상을 향해 산을 올랐다. 첫 봉우리에서 대여섯 번의 오르내림 끝에 대야산 정상에 올랐다. 주변의 고산준령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 드디어 정상에 섰다.
무더운 날씨속 3시간 산행끝에 정상의 기쁨과 산림청 선정 100대명산 완주의 기쁨을 함께 만끽했다.
하산은 농바위로 했다. 당초 목표는 용추골로 원점회기였으나 잠시 긴장을 푼 탓에 목표를 이탈해 버려 산넘어 반대로 하산해 버렸다. 조령산의 끔찍함이 되살아 나는 듯 했다. 이래저래 6시간의 대야산 종주를 끝내고 농바위에서 용추계곡까지는 택시로 이동 했다. 마무리를 택시로 한 셈이었다.
100대 명산 완주!
어찌 생각하면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닌 것이며 산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내려올 산 뭐 하러 올라가나?” 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이 약속하고 그것을 이루어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쁨과 뿌듯함 자신감이 솟구친다. 완주하기까지 성원해준 가족, 친구들과 특히 마지막 몇 개의 산을 함께 넘어준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이제 새롭게 무엇을 위한 도전을 해야 할까 고민에 빠진다.
2014.5.31 산림청 100대 명산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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