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國여행 (2014.3.5)
동서울 시외터미널 TV에서는 동해안 지방 폭설예보를 내보내고 있었다. 서울의 기온이 영상인것을 감안하면 얼마전 동해안의 폭설도 지금쯤은 다 녹고 없을 것 같은데 거짓 같은 雪國이 이 좁은 땅에서 가능한 이야기 일까?
버스는 춘천고속도로를 달려 홍천 화양강을 끼고 햇빛이 가득한 도로를 평일 답게 거침 없이 달렸다. 뉴스에서 본 폭설예보는 설악산이 가까와지면서도 아무런 낌새 조차 없었다. 드디어 원통을 지나 한계령과 미시령으로 갈리는 길목에서 한계령이 폭설로 차량통제 되었다는 소식과 함께 버스는 한계령을 넘는 기가막힌 절경의 희망을 접으채 미시령터널을 이용해 속초를 향하게 되었다.
미시령 터널 입구까지 커튼으로 눈부신 햇살을 가려야 했다. 폭설 주의보가 내려진 雪國은 있을것 같지 않았다.
드디어 미시령 터널을 통과 했다. 그곳에 숨겨진 믿기지 않는 雪國의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낙산 해수욕장 눈덮힌 백사장에서
미시령 터널을 지나자 끝이 없는 순백의 평원에 낮은 집이 눈속에 묻혀 있었다.
얼마전 폭설로 1.5m까지 쌓였던 눈들이 하루에 30-40cm씩 녹아 내렸다지만 아직 그곳 雪國에는 도로를 제외한 온 천지에 희고 순결한 눈바다가 바다와 경계를 이루고 있었다. 양양까지 이동하여 일을 보고 늦은 점심을 낙산해수욕장 근처에서 우럭 매운탕으로 했다. 시장기도 한몫 했지만 어찌 그 맛을 표현할 수 있을까?
特大 생우럭의 매운탕... 먹어봐야 알 일이다.
운치를 더해 주려고 갑자기 많은 눈이 식당 밖을 가득 채웠다
낙산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낙산비치 호텔
낙산해수욕장 끝없는 눈밭과 맞다은 바다의 우렁찬 포호를 들으며 며칠쯤 그곳에 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손님 끊긴 평일날 늦은 점심을 하며 그곳에 필자가 있음을 행복해 했다. 여유만 있다면 섹소폰이라도 한자락 불며 그 낭만에 취해 버리고 싶었다.
일정을 속초에서 마치고 눈멈춘 미시령을 되돌아 나왔다. 아침에 볼 수 없었던 울산바위의 장쾌함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서쪽에서 바라본 울산바위
雪國에서의 바쁜 하루는 행복을 필자에게 주었지만 雪國 주민들이 겪는 고통이 눈에 보이는듯 했다.
雪國 여행.....이 순간 아직 늦지 않았다. 겨울 바다와 발자국 하나 없는 백사장 덮어 버린 눈의 카펫에서 성난 겨울 파도를 바라다 보는 포만감을 가져 보시라고 권해본다.
미시령 터널을 끝으로 雪國의 파티는 끝났다. 그곳에는 거짓처럼 뜨거운 태양이 붉게 물들며 가는 숨을 거두고 있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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