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5월 연휴 보내기

독고철 2015. 5. 6. 11:12

 

 

5월 연휴 보내기 1장  (김포에서 강화장까지)

 

에이스 년중 행사인 비금 방문이 현지 사정으로 취소 되었다. 이른 아침 기차를 타고 유달산에 올라 노적봉

이순신 장군을 기리고 맛난 향토음식으로 점심을 해결, 오후 1시배로 비금을 향해 떠나려던 계획이었다.

배가 닿으면 부지런히 달려가 염전에서 소금을 캐고 준비해간 민물장어에 친구들의 우정을 담아 노을진 섬나라 파티를 즐기려고 했었다.  

 

다음 날 아침은 인근 아주 작은 섬을 찾아 탐험하듯 한적한 여유를 즐기려 했고 그곳에서 지천의 나물을 뜯고 칼국수도 끓여 먹으려 했다. 그 다음날은 배를 전세 내서 비금도 한바퀴를 돌아보며 싱싱한 횟감으로 뱃 전에서 소주 한잔 들이키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무엇일까 싶었다.  그 날 저녁으로는 친구집에서 곡식을 먹여 살찌운 암닭을 푹 고은 옻닭으로 마지막날 밤을 보내려고 했던 여정이었다.

 

KTX 기차표를 반환하고 5월의 황금 연휴를 친구들과 보내야 할 장소를 물색했다. 다행이 김포 바닷가 대명항 근처에 별장을 가진 박선생님이 흔쾌히 에이스를 초대해 주셨다. 5월1일 에이스 회원들이 각자 아침을 서둘러 약속장소에 모였다. 박선생님이 초대한 별장은 평범하게 생각했던 그런 집과는 근본이 달랐다.

 

 

별장이 아니라 대저택이었음

 

 

단풍나무나 목련 모두 60년 이상 된 고목들

 

목단곷

 

 

송사리 다섯마리 보금자리 연못

 

예술가의 집 답게 색상의 화려함과 조화로움, 족히 50년 이상 되었을 나무 하나하나가 예술적 가치를 니고 있었으며 77년도에 지었다는 그 집은 대형 방이 5개나 되는 지금의 설계 개념으로 보아도 뒤떨어짐이 없는 훌륭한 서양식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300평이나 되는 널찍한 정원에 짐을 풀고, 점심 먹리를 준비하러 10여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대명항을 찾았다. 꽃게철이라 KG당 3만원 한다는 싱싱한 그 놈을 사다가 쪄서 먹으리라 침을 삼키며 갔던 대명항이었다.

 

예상대로 규모가 큰 어시장에 들어섰다. 어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라 현금거래만 된다는 그곳에는 물때가 맞질 않아 기대했던 꽃게는 몇 마리 있지도 않았고 조금은 썰렁한 분위기 속에 자연산 광어와 놀래미 회, 매운탕

거리를 준비했다. 돌아오는 길에 정원 바베큐장에서 구워 먹을 삼겹살도 준비 했다. 분명한 것은 에이스 회원들의 연식이 오래되어서인지 먹는 것에 욕심을 내는 회원은 없었다.  

 

점심은 자연산 횟감에 박선생님이 준비해준 감자섞인 쌀밥, 임선생님이 준비한 포도주를 반주로 아침을 거른 뱃속을 호사시켰다. 저녁이 되자 모든이가 반기는 영감이 골프를 마치고 한 걸음에 달려 왔다. 바베큐장에는 삼겹살이 구워지고 빌리가 가져온 양주와 영감의 포도주를 벗삼아 조용했던 시골은 쎅소폰연주소리로 그 적막을 깨며 밤이 깊어 가는 것을 잊고 말았다.

 

 

목삼겹... 먹고 싶네 

 

 

언제보아도 어여쁜 50년 지기들

 

 

"이 집은 제가 대학 다니던 77년도에 아버지가 지으신 집이지요. 우리집안은 이곳에서 14대를 살았어요. 김포에서는 아버지 함자만 대면 모르는 분이 없는 집안이었지요 ."

 박선생님 이야기대로라면 1대를 30년으로 계산해서 400 - 500년 전부터 그러니까 조선 초기부터 이 땅에 자리를 잡고 자손을 이어온 정말 대단한 집안이라는 말이다. 필자 같이 이북사람의 자손은 상상도 되지 않는 이야기인 셈이다.

 

숯만 타들어 가는 모닥불에 감자와 고구마를 구웠다. 저녁을 거하게 먹었는데도 자정을 넘기자 출출함이 노랗고 달달한 군고구마를 사정없이 입속으로 가져가고 끝이 없을 것 같은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가로등이 켜지고 파티는 계속

 

 

캠프화이어장에서 늦은 밤을 함께

 

 

아침은 매운탕이었다. 음식만큼은 민여사를 넘어 설 사람이 없지요. 민여사 덕분에 아침을 굶고 산다며 내숭떨던 친구들은 1공기도 아닌 2공기의 밥들을 소리없이 헤치웠다.

 

10시가 되어 아쉬운 이별을 했다. 박선생님은 고맙게도 "언제든지 이곳에서 와 달라고 했다." 박선생님 후회 하실겁니다. ㅎㅎ 염치불구하고 한 달에 한 번씩 가면 어쩌시려구?

  

강화도로 이어지는 초지대교를 건너 왼쪽으로 돌다보면 썰물때는 길이 나고 밀물때는 바닷물로 사라지는 제부도 같은 길을 따라 섬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끝없는 서해의 뻘밭이 세상을 메우고 있었다.

 

  

끝없는 뻘밭

 

 

 

 

 

 

 

왔던길을 되돌아 장이 선다는 강화읍으로 달렸다. 어디서 그 많은 차들이 왔는지 강화장을 들어서는데 꽤많은 시간을 길에서 보내야 했다. 강화의 장에 특별한 것이 있을까? 순무우, 고구마, 화문석 또 뭐가 있을까? 장에는 봄나물이 시골아낙들 손에 아니 할머니들 손에 들려 나와 있었고 사야겠다고 생각되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강화 5일장 (2,7일날 섭니다)

 

 

벤뎅이 회덥밥

 

장터 2층 식당가에 가서 벤뎅이회덥밥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딱 5월초 벤뎅이에 기름이 오르고 가장 맛난 철에 틀림없다.  섭섭한 마음으로 고구마 한 박스식을 기념으로 사들고 강화장을 빠져 나왔다.  1년에 한 번 에이스의 1박2일이 이렇게 끝을 맺었다. 아쉬움에 소주잔께나 들고 있을 대사가 그립다. 어쩌겠소. 새옹지마 아니것소?

 

 

영감부부 환갑기념,  은주님 퇴임기념 (아한타이 : 태국음식점)

 

 

"새옹지마" 느그들 재미 읍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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