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독고철 태화산(1072m) 100대명산

독고철 2013. 12. 16. 10:50

 

독고철 태화산 100대 명산 (1027m)

 

 

올 들어 제일 추운 날이었던 것 같다. 영하 10도의 날씨에 아직은 못 이룬 꿈을 위하여 새벽을 가른다. 금일 산행은 100대 명산인 영월의 태화산이다.

  

 

태화산 능선에서 동강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그리 잘 다니는 산도 아니고 1

년 동안 산악회에 이름도 잘 올라오지

않는 산이지만 100대 명산이라는 희망

을 가지고 나선 아침이었다.

 

07시40분 복정역을 출발했다. 동강을

오른쪽으로 바라보며 산행을 하며, 일

단 능선에 올라 산자락이 끝나는 곳까

지 진행하면 그곳에 고씨동굴이 있다는

산악회 안내였다.

 

추운 날인데도 불구하고 40인승 버스가

거의 자리를 채웠다. 산악대장 말대로

이런 날씨에 나선 사람들은 최소 100대

명산 50개 이상은 섭렵한 사람들이고 동

계 산타기를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의 산

꾼들이라는 말이 맞다는 생각을 했다.

 

필자도 태화산을 넘고 나면 100대 명산

중 10개가 남게 된다. 90개를 올랐다는

이야기이다.

 

추운 날씨 탓인지 고속도로는 텅 비어있

었다. 습도가 높고 기온이 급강하 했는

지 고속도로 주변 산하는 1000m 이상의

산에서나 가끔 보는 상고대가 장관을 이

루었다.

 

10시 10분 드디어 영월 동강의 북벽교 앞

에서 하차했다. 안내입간판에 태화산 정

상까지 5km에 3시간이 적혀있다. 얼마나

급경사이길래 3시간이나 걸린다고 할까?

  

 

임도를 따라 10여분 오르면 입간판이  있다

  

 

그곳에서 동강을 건너 바라보면 소백산 흰머리가 눈에 들어온다.

 

 

초입부터 정상까지 징그러울 정도로 가

파른 경사가 계속되었다. 아이젠과 발목

을 덮은 눈 덮인 산 길을 수도자의 마음

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정상을 향해 나갔

다.

 

첫 봉우리인 899고지까지 매우 힘들었

다. 역시 힘든 곳일수록 나이 순서로 오

르는 힘이 달라 보였다.

 

899고지를 넘어서자 1022고지까지 또 한

번의 잔인한 하체 강화 훈련을 해야 했다.

나름 산 타기에서 젊은 사람들에 비해 속

도는 느리더라도 은근과 끈기로 하산시까

지는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

는데 당일 산행은 나이와 체력 그리고 허

벅지 근육의 찢길 듯한 고통을 여러차례

넘겨야 했다.

   

 

온도 영하 15도, - 적설량 30cm,

 

다들 무슨 일인지 쉬는 사람도 없었고, 높이

를 더해 갈수록 매서운 칼바람에 얼굴과

, 입을 감싸고 물 한모금 의 휴식, 사진

한 장 제대로 찍는 사람이 없었다.

 

 

- 정상 도착 직후라 아직 여유가 있다.

- 자세히 보면 모자 우측에 땀이 얼어 고드름이 된 모습이다

 

 

잠시 식사후 추위에 얼어 아무 생각이 없다

 

 

손가락이 얼어서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정상 도착은 출발한지 2시간20분이

지난 12시30분이었다. 손가락 동상을

염두에 두고 정상 인증샷을 찍고는 급

하게 점심을 먹었다.

 

모자챙을 타고 흘렀던 땀은 고드름으

로 매달려 크기를 더해갔고, 땀으로

범벅된 등판은 드디어 강추위와 칼바

람에 얼어붙기 시작했다.

 

정상에서 식사와 사진 찍기로 15분 정도

처음이자 마지막 휴식을 취하고 등짝에

얼음이 느껴지는 그곳을 벗어나 체온을

올리려고 급하게 능선길을 달렸다.

 

1000m라 함은 100m에 0.5도씩 기온이

낮아지니 평지에 비해 5도는 낮은 것을

의미하며 산정상의 칼바람을 감안하면

10도 아상 더 체감온도가 내려간다고

보아야 한다.

 

다들 아는 일이지만 두꺼운 파카보다는

얇은 여러장의 옷이 체온을 유지하는데

유익하며 빡세게 오를 때는 좀 춥더라도

얇게 옷을 입는 것이 땀 배출면에서 유

리하다.

 

 

중앙으로 동강이 흐른다

이 추위에도 아직 통째로 얼지는 않았다.

 

 

입 가리개를 내리순식간에 볼이 얼어 버렸다.

 

태화산이 100대 명산에 선정된 사유는

태화산성과 고씨동굴, 동강 이 3가지라

고 했는데 태화산성은 눈으로 덮혀 알아

볼 수 없었고, 동강은 정상에서 고씨동굴

쪽으로 하산하다보면 약 1km정도 동강

의 사행천을 감상 할 수 있었다.

 

칼바람과 매서운 추위, 눈 밭길, 능선의

지독한 오르내림 산행...이 모든 조건이

결코 쉽지 않은 산행이었다.

(하산후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다)

 

 

 

 

고씨 동굴 직상으로 50m 위에 있는 전망대 

 

 

필자는 15시20분 산행을 종료했다. 5시

간 10분 동안의 빡센 산행이었다. 통상

산악회를 다녀보면 5시간 산행은 선두

와 후미간 차이가  1시간 정도, 6시간 산

행이면 1시간 30분 정도 차이가 발생하

는데 당일 산행팀은 선두와 후미가 20분

도 나질 않았다. 다들 선수들만 왔었다는

이야기 이다.

 

 

이쯤에서 태화산에 대한 필자의 산행 강

평을 남기도록 하겠다. 태화산 종주는 최

소 5시간이 맞는 시간인 것 같다. 북벽에

서 오름 2-3시간이 고통스럽고 고씨동굴

내림 1시간 30분도 쉽지 않았다.

 

동강이 보인다고는 하나 그리 절경스러워

보이지 않았고 능선의 오르내림이 심하여

하체 단련의 산으로 좋겠으나 최소 중급

자 이상이 종주산행을 택함이 옳을 것 같다.

 

계곡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산행 중 그늘이

마땅한 곳도 없어 보였다. 100대 명산은

대부분 암산임에 반하여 가파른 육산이었

으며 다시 한 번 찾아보고 싶은 산이라는

데 동의 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