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독고철 쉰음산 두타산 100대명산

독고철 2013. 8. 19. 11:36

쉰음산 두타산 100대명산 

 

말복이 지났다지만 기상이변으로 어찌된 영문인지 좀처럼 선선해질 기미가 없는한 여름 찌는 날씨에 왠만하면 쉬시라는 부인의 말을 귓전에 담고 복정역으로 향했다어색하지 않은 산악회 사람들과 눈인사를 나누며 자리를 잡았다통상 740분 출발이나 연휴의 휴가철을 감안 710분에 출발한 버스는 예상대로 호법분기점을 기준으로 영동고속도로가 정체를 이루었다.

 

국도를 타고 한시대의 기록으로 남아 있는 말로만 듣던 사북탄광촌을 지났다그곳에 한탕을 꿈꾸는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룬다는 강원랜드 카지노 도시가 고산지대 곳곳에 빌딩과 아파트, 환락가 타운을 이루며 고산준봉들과 어색한 동거를 하고 있었다폐탄광촌의 새로운 삶에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깊은 산속  높은 곳까지 환락사업을 해야만 했던 것일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도계를 지났다. 우리나라에서 열차가 지그재그로 고도를 높이는 단하나뿐인 그곳은 45년전 그러니까 필자가 15살때 눈이 많이 왔던 그해 겨울, 가족과 함께 강릉가는 열차에서 도계의 당시 모습을 또렷히 기억할수 있는 그런 곳이었다.

 

1968년도로 기억된다. 당시 도계역 주변과 탄광촌 사택은 석탄이 역사주변에 큰 산 같이 쌓여있었고, 하얀 눈 속에 정말 추워서 못살것 같은 허름한 몇 안되는 사택이 을시년스럽게 철로변으로 지어져 있었다낮 시간이어서인지 마을은 오가는 사람은 하나 없없고 천지가 눈과 추위에 얼어버려 보기만 해도 추운 깊은 산골에 어떻게 되면  이런 곳에 들어와 살게 되는 것일까? 하며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 동떨어진 또 다른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강하게 느꼈던 곳이었다.

 

그렇지만 45년이 지난 도계의 모습은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우선  쌓여 있어야 할 석탄이 보이지 않았다거리는 우리 농촌의 평범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강원랜드가 있는 사북과 인접거리에 있어서 인지  생계수단이 탄광노동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로변 집들은 지붕부터 개량이 되어 있었고 마당 한가운데는 보란듯 자가용들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삶의 질이 보통의 농촌 이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너무 추워 부서질 것 만 같던 사택은 주공 아파트로 곳곳에 바뀐 모습을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이미 삶의 수준면에서 대승적 평준화를 이루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깊은 산골이든 외딴 섬이든 사람들은 상대적 행복을 각자 노력한 만큼 누리고 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재벌처럼 못살아도 열심히 일한 보람으로 남들 같이 해외여행도 가고 고급승용차는 타지 못해도 자가용을 가지고 행복을 누리고 있다.

 

아무튼 반갑고 다행한 일이며 이렇게 살게 되기까지 함께 노력한 국민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자랑스럽다. "대한민국 만세다" 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며 도계를 지났다.

 

710분에 복정을 출발한 버스는 1150분 목적지인 삼척시 인근인 천은사입구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4시간 40분을 버스로 이동한 셈이다.  "오늘 날이 덥습니다. 서울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안 막히면 3시간 40이면 도착하는 이곳에 회원님들 보셨겠지만 도로가 막혀 국도로 돌아 이 시간에 도착했습니다. 그래도 빨리 온 셈이지요. 오늘 코스는 통상 6시간 코스인데 날이 더워 각자 컨디션에 따라 코스를 선택하십시요삼거리에서 1차 하산하시고 정상 공격조는 정복후 되돌아 삼거리로 하산 다시 무릉계곡으로 하산하십시요. 12시 다되어 가장 뜨거울때 출발하므로 30분 더드려 1830분 버스가 출발하겠습니다 "  안내멘트였다. 

 

 

 

 

쉰음산 오십정까지 1시간 걸렸다바람 한점 없는 날이었지만 쉰음산 정상은 나름 바람이 불어 시원함을 느꼈다.  멀리 솟아 있는 투타산 정상을 바라보며 "내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은?" 이란 화두를 던지며 한걸음 한걸음 정상을 향해 나아 갔다

 

 

 

 

 

 

 

 

오름이 쉽지 않았다. 날이 너무 더워 지열에 숨쉬기가 편하지 않았다이제는 예전 같지 않다라는 생각을 하며 정상으로 향 할수록 각을 세운 등산로를 심호흡을 반복하며 정상을 향해 땀을 보탰다.  

 

 두타산과  청옥산 정산이 보인다.

 

두타산 정상을 1510분에 정복했다. 출발점 기준 3시간 20분만이다 덥고 힘든 조건하에 정상에는 오른자만이 누릴수 있는 밝은 미소를 가진 필자를 포함한 남녀들이 정상석 주면에서 크게 웃고 있었다.   

 

 

  

 

 

 

1520분 정상에서 약 10분을 지체하고 다시 하산길로 들어섰다요 근래에 산에 오른  응봉산도, 점봉산도, 방태산도, 모두 이쪽 산들은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름 가뭄이 그 이유이다. 점봉산에 오를 때 물이 부족해 정말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있어 1000cc 2병을 가지고 산에 올랐었다.

 

"저 혹시 물 남은 거 있으세요?" "남은 물은 없어도 조금 나누어 마실 물은 있어요."40대로 보이는 두 사람이 등산컵에 물을 받아 소중하게 나누어 마셨다필자에게도 마지막 남은 얼마 않되는 소중한 물이었지만 그 분들께도 잊지못할 소중한 물 맛이었으리라 생각했다

 

  

 

무릉계곡을 두고 솟아 있는 두타산, 청옥산, 망군대에서 시원하게 내리 뻗은 능선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느끼며 하산길 두타산성에서 임진왜란때 왜놈들은 쳐부수었다는 표지석을 보고 한껏 기분이 좋아졌다.  왜놈을 생각하면 이순신 장군의 2323승의 대해전 역사를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2323!!!  연전연승!!!

인류역사상  전무후무한 대전승기록이며 영국의 넬슨제독을 비롯해 그 누구와도 비교 될 수 없는 우리민족의 영원한 영웅 이순신 장군을 생각하며 뜨거운 마음으로 표지석에 묵념을 드리고 하산길을 재촉했다.

 

폭염에 정말 고된 하루였다예상대로 무릉계곡은 가뭄의 여파로 빈약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다출발할 때 화두로 삼았던  "내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은?" 에 대한 답을 구하지 못했다너무 덥고 힘들어 화두를 놓쳐버린 것이다.

  

 

 

 

그래도 100대 명산다운 두타산의 아름다움에 빠져 2013815광복절날 두타산성에서 승전을 이룬 선열들을 뵐 수 있어 기뻤다1720분 무릉계곡 관리사무소를 통과 했다. 산행시작 5시간 30분만의 일이다. 기쁜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