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암산 1309m 100대 명산
드디어 서울 북쪽의 100대 명산중 마지막 산인 대암산에 올랐다. 대암산은 람사협약에 등재된 자연습지 보존지역이며 민간인 통제선 안에 (군 작전지역)자리잡은 산이기에 아무나 아무때나 산행이 허락되지 않는 산이다.
대암산을 오르는 방법은 인제군 서화리쪽에서 오르는 방법과 양구군 동면 광치고개에서 오르는 방법이 있다. 양구쪽은 군복무를 21사단에서 했으므로 펀치볼이 있는 해안까지 작전도 뛰어본 경험이 있었기에 초행지인 서화리쪽을 택해 산악회일원으로 도전했다.
서화리쪽에서 용 늪을 지나 대암산을 오르는 방법은 주말에 한하여 사전 인제군에 승인을 득한 사람들로 하루에 50명만을 허가해 주었다. 즉 하루에 산악회 버스 1대만 입산을 허가하고 있었다. 행여 초소를 우회하여 들어갈수 있을까 눈여겨 보았지만 그럴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정상적인 허가절차 없이는 적어도 서화리쪽 입산은 불가능해 보였다.
서화리 용 늪 입구에서 인제군 소속 산악가이드 겸 숲 해설자 2인이 합류했다. 오지 산행이므로 앞뒤로 지역 산악 전문가이드가 붙어 산행팀을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일행 모두에게 개별산행은 금지시키고 단체행동을 요구했다.
이런 절차를 지켜보며 인간이 주말에 한하여 하루에 50명만 입산을 허가한 대암산은 오지의 숲으로 우거져 자연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당일 산행은 단체산행과 숲의 밀도, 산행 구성원등을 볼 때 느리게 진행될 여지가 컷다. 일행의 후미에 붙어 천천히 산에 올랐다.
정확하게 11시 일행은 고도 610m 출발점을 통과 했다. 예상한대로 숲 길은 좁고 나무와 풀들이 뒤엉켜 편하게 빠른속도로 진행하기가 불가능했다. 대부분의 산은 높이보아도 4-5부 능선에 이르면 계곡에 물이 마른다. 대암산은 그런면에서 특이한 계곡물을 보여주고 있었다.
계곡이다 싶으면 힘찬 물줄기가 그 끝을 모르도록 정상쪽에서 흘러 내려왔다. 다행이 정상으로 가는 길은 경사도가 심하지 않아 남녀 노소 구분없이 오르는데 큰 무리가 없는 그런 산길이었다.
용 늪이 보이는 전망대에 2시간 30분만인 13시30분에 도착했다. 100대 명산 답지않게 호흡 한 번 거칠게 하지 않고 오른 셈이다. 용 늪이 있는 곳은 어림잡아 해발 약1000m 정도에 위치하는 것 같았다. 산 정상보다 300m쯤 움푹 내려 앉아 분지형태의 평지를 이루고 주변 정상부에서 계속 공급되는 물을 받아 고산 습지를 이룬것이 특이했다.
이 용늪은 소양강의 발원이 되는 곳이며 이곳 습지를 넘쳐 흐른 물 들이 특이하게 약 1000m의 고지를 오르며 계속해서 계곡에 물을 마르지 않게 한 이유였던 셈이다.
용 늪 전망대를 지나 당일 목표인 대암산으로 향했다. 이 근처에서 군생활을 하며 지겹게도 보았던 미확인 지뢰지대 푯말이 붙은 안전통로를 따라 헬기장까지 전진 그곳에서 식사를 했다.
개스로 가득채운 대암산 정상가는 길목에서 참았던 비님은 빗물을 속절없이 쏟아부었다. 홀로 산행에 이골이 나있지만 그날따라 혼자라는 것이 쓸쓸했다. 사람들을 등지고 홀로 앉아 빗물 섞인 도시락을 먹었다.
마지막 정상 도전을 위해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제까지와 달리 정상으로 향한 길은 인적이 끊긴 길이어서인지 더욱 거친 풀과 쓰러진 나무들로 진행을 더디게 했다.
정상석 바위틈 노란색 대암산 표식은 우리나라 산중에서 가장 빈약한 정상 표식이다.
14시 30분 산행시작한지 3시간 30분만에 비내리는 정상에 도착했다. 대암산(大岩산)이란 큰바위산이 뜻으로 그 이유는 정상에 도착해서 알았다. 정상에 날선 큰바위가 눈에 잘 뵈지도 않는 정상 표지판과 함께 나를 맞았다. 선두에서 누릴수 있는 여유로운 기념촬영을 끝내고 후속 일행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아쉬운 것은 아무리 민간인 통제 구역인 군작전 지역이라해도 지역 사단장이 조금만 배려를 했더라면 정상에 그럴듯한 표지석 하나 기증할 법했고 정상에 오르는 위험한 바위길에 안전 계단설치쯤 할 만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안개비와 개스 가득한 하산길로 접어 들었다. 오를때보다 조금은 가파른 오지 숲속길을 기분 좋게 하산했다. 16시 30분 산행시작 한지 5시간 30분만에 들머리였던 곳으로 원점회기 산행을 종료했다. 100대 명산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비오는 토요일 기분 좋게 산행할수 있어 즐거웠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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