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철 점봉산 종주 100대명산
점봉산은 설악산에서 오색약수 계곡을 넘어마주 보이는 남설악의 주봉이다. 대청봉과 어울리게 펑퍼짐한 형태를 이루고 있지만 산채가 크고 오르는 방법에 따라 난이도가 다르며 백두대간 2코스에 해당되는 구간이기도 하다
2013,6,29 전문산악회 버스에 몸을 실었다. 다들 아시겠지만 점봉산은 국립관리공단에서상주 관리하는 산으로 2028년까지 생태복원 보호차원에서 산행금지를 시킨 산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그날 산행은 숨어서 오르는 도둑산행인 셈이었다.
당일 버스안에서 발표된 산행계획은 (그전까지는 비밀이었다) 필례약수터를 들머리로 공단직원들 출근전시간인 9시30분 이전에 입구를 통과하여 3시간 전후 정상에서 점심을 하는 계획이었다. 오후에는 오색약수터를 향해 약 4시간 하산한다는 계획으로 총 산행 시간은 7-8시간으로 잡고 있었다. 출발하며 46인 만석의 설악산을 가볍게 오를 젊고 실력 있는 산 꾼들이 버스 안을 가득 채웠다.
필례약수터에 도착했으니 이미 공단 직원들이 입산을 통제하고 있었다. 공단직원들 감시를 피해 한계령 휴게소에서 입산을 시도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오색약수터를 지나 한참을 양양쪽으로 하산하여 오색초등학교 앞에서 일정보다 1시간 늦게, 당초 출발 고도에서 500m 이상 낮은 곳에서 입산을 할 수 있었다.
약초꾼들의 길로 보이는 산길을 힘겹게 2시간 정도 올라 단목령(855m)에 도착했다. 전투산행 하듯 달린 탓도 있지만 안개 자욱한 산길에서 습도마저 높아 땀범벅에 도착한 단목령에는 입산금지 안내판과 20만원 벌금이라는 플랭카드가 길을 막고 있었다. 참고로 단목령은 오색초등학교로 하산 하는 깃점이요, 양수발전소, 조침령, 진동리, 점봉산 정상 가는 길이 연계되는 길목이었다.
후미가 30분이상 처져 점심을 앞댕겨 먹었다. 당초 1400고지이면 오르막 충분하게 3시간이라고 생각해서 물 2병을 준비했는데 정상까지 얼마나 되는지 길을 예측 할수 없어 물을 아껴 먹었지만 그새 1병의 물은 다 먹어 버렸다. 있으면 덜 할걸 물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하니 더욱 갈증이 심했다.
백두대간의 산길을 달려 오른다. 얼마나 걸릴까? 대청봉(1708m)도 4시간이면 오르는 거니까 많아야 2시간만 오르면 되겠지.라고 위로 하며 산길을 재촉했다. 가도 가도 안개속에 위로만 계속되는 산 길의 연속에서 높은 습기는 속옷까지 흠뻑 땀으로 적셨다. 산 정상이 가까운대도 시원한 바람 한점 없는 오르내림의 능선 산행은 야속하게도 안개속에서 계속 되었다.
대단히 깊은 산속이었다
출발점에서 점봉산 정상에 도착 한것은 5시간이 지난 오후 3시20분이었다. 일행 36명중 15번째 올랐다. (오지 산행으로 일행이 함께 움직이게 되므로 자연스럽게 내가 몇번째 올랐는지를 알게 되었다.)1000m이상 산을 주로 산행하고 있지만 점봉산 이번 코스는 설악의 공룡보다 한라산 보다 그 지루함에 있어 더 힘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후미를 기다리며 4시까지 정상 대기를 했다. 홀로 간 산행이라 딱히 말 할 사람이 없어 바위 한켠에 모자로 얼굴을 덮고 길게 허리를 폈다.
오후 4시 하산을 시작했다. 정상에서 오색 주전골로 내리 꽂아 용소폭포에서 산행을 종료하는 코스였다. 점봉산의 소문난 전망을 구경도 못하게 하던 안개는 산행 종료시까지 염치없이 잠시도 곁을 떠나지 않았다. 안개속에 앞사람과 길만 보며 내달렸다. 어쩌면 나라에서 허락되지 않는 점봉산을 어거지로 꿰어 맞추려는 인간의 과도한 욕심을 벌하려 산신령께서 안개로 덮으셨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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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시작 한지 8시간 20분 만인 18시40분 흘림골을 지나 주전골로 다시 용소폭포를 지나 한계령에서 내려오는 고개중간 지점에 드디어 13번째로 골인을 했다. 하산중 계곡물을 많이 마셨는지 빈 속에 불둑배 되었다. 그래도 땀을 어찌나 흘렸던지 갈증이 가시지 않았다. 다음부터 여름 산행은 충분한 물을 가지고 다녀야겠다 싶었다.
마지막 일행은 1시간이 지난 19시 40분 파김치가 도착했다. 다들 낙오 없이 어려운 산행을 마치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과 적어도 점봉산은 산행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이 도전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했다. 대한민국 100대 명산 점봉산 ....오를수 있어 참 좋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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