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독고철- 곽방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2부

독고철 2015. 6. 29. 17:06

 

 

 

 

롯지에서 히말라야의 첫날밤을 맞으며

 

 

 

 

  

 

 

독고철-곽방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동계트레킹

 

 (2014.12.22-30)     2

 

   

카라반 일행은 각자 30-40리터 배낭을 지게 되는데 필자의 경우는 32리터 배낭속에 내피오리털봄가을용 바람막이 옷보온병 1리터간식웃옷 1양말1족과 비상약간식거리 등을 넣었고 그 무게는 5kg-8kg 정도 전후로 가벼웠다.

 

포터들은 1인당 여행객 카고백 (개당 15kg -20kg)2개씩 묶어서 이마에 줄을 이어 등에 지고 트레킹 전 일정 동안 짐을 운반하게 된다그들의 임무는 일행보다 일찍 출발해서 일행이 숙박 목적지로 잡은 곳에 도착하기 전에 짐을 운반해야 하는 임무였다.

 

나는 고급 등산화에 가벼운 짐을 지고 산을 오르는 것도 힘이 들어 쉬어가기를 반복하건만 그들은 일본사람들 신는 조리를 신고 산길을 달렸고, 3000m를 넘어서 서늘한 눈이 보이기 시작하고서야 아껴두었던 운동화로 갈아 신었다.

그들의 나이는 17살에서 24살이었고 신분은 학생이었일당은 비수기 12성수기 15불이며 우리 일행순 트레킹 6일간 받을 수 있는 돈은 72불이었다물론 그 돈으로 자신의 3끼니와 잠자리를 해결해야 한다. 참고로 네팔의 선생님 월급은 150불이라고 하니 적은 돈은 아니며 젊기에 가능한 돈 벌이가 아닌가 싶다.

 

먼저 트레킹을 경험한 사람으로 한마디 남기고 싶은 말은 필요 없는 짐을 너무 많이 가져가지 않았으면 싶다. 실제로 산에 다니며 본인이 배낭에 지고간다면 그리 많은 짐을 가져가겠나 돌아보며 반성한다꼭 필요한 짐만 선별해서 중량을 줄여가는 것이 제 몸보다 훨씬 큰 짐을 지고 산으로 향하는 학생들을 보며 느낀 진솔한 나의 마음이다.

 

 

보기만 해도 무거워 보이는 포터의 짐

 

 

포터들의 카레점심으로 특별히 반찬이라는 것이 없다.

 

다음은 주방의 이야기이다일행이 9명이 되면서 전담 현지인 한식요리사가 동행하게 되었다. 5 1조로 그들은 트레킹전 일정 세끼를 모두 한식으로 음식을 제공해 주었다.

 

장비는 중형 석유버너 3스텐 그릇한식에 맞는 부식 등이며 새벽에 일어나 음식을 준비하고 가장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식사가 끝나면 설거지를 마치고 먼저 출발한 트레킹 일행을 추월해서 다음 식사 장소로 살림을 등에 지고 바람처럼 이동 밥을 해야 하는 어쩌면 포터보다 더 중요하고 고된 임무를 가지고 있었다.

 

  

 

살림 대바구니를 곁에 두고 휴식중인 주방팀  

 

 

 추남 곁에 아낙은 150cm 미만으로 보이는 가냘픈 여인이었지만 무거운 짐을 이고 날아다녔다

 

 

밑반찬으로 깍두기배추김치무채양파무침.자반 등이었으며 매끼 국 종류를 달리하고 김치찌개,된장찌개카레덮밥닭고기 조림염소고기 등 특식도 계속되었다한마디로 인천공항 판매음식보다 더 맛나게 해주는 그들의 노고에 나는 작은감동을 받아야 했다.

 

오전 1120드디어 카라반을 꾸린 우리일행은 안나푸르나를 향한 긴여정을 출발했다. 안나푸르나의 뜻은 “밥상에 풍성한 음식” 뜻으로 수년 가뭄이 계속되어 가난한 삶을 살았던 고대지역민들이 산신에게 기우제를 드리며 산이름을 그렇게 지었고 그때부터 가뭄이 가셨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일행 9명중 3명이 포터에게 배낭을 맡기고 빈 몸으로 트레킹에 나섰다돌이켜 생각해보면 자신의 체력 한계에 맞춰 빈 몸으로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출발당시 온도는 20도로 언덕을 오르기 시작하자 땀 이 나기 시작했다칸데 1778m 출발로 이미 설악산대청봉 높이 이상에서 오스트리안 캠프를 향한 발걸음으로 덥다고 느꼈지만 바람막이를 벗어버리 않았다혹시 시작부터 감기에 걸리면 낭패이기 때문이었다.

 

1230분 오르막 산길을 1시간 10분쯤 올라 드디어 오스트리안 캠프에 도착했다히말라야 그러면 여지없이 사진에 등장하는 바로 그장면이 눈앞에 있었다. 산등성이에 널따란 잔디밭이 있고 동서양인들이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며 거대한 자연 앞에 정체된 삶의 시간을 즐기는 오스트리안 캠프에서 멀리 안나푸르나 남봉과 마차푸차레봉이(물고기 꼬리라는 네팔말구름을 타고 앉아 일행을 맞았다.

 

 

오스트리안 캠프 롯지

 

 

  롯지는 침대와 전구외 시설이랄것이 없었으나 건물 내외로 정결했다

 

롯지는 침대와 전구외 시설이랄것이 없었으나 건물 내외로 정결했다

 

 

저 배경의 산을 향해 몽사는 간다

 

 

추남의 컨디션도 좋아 보였다

 

 

은퇴하면 이런 곳에서 반년쯤 살아보고 싶다.  그냥 웃고 편하게 인사하면 되고 어둠이 오면 잠자리에 들고 아침이 오면 히말라야 설산에 마음을 던지고 시 한 자락 적으며 그리 살아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인터넷에서 찾다보면 롯지라는 단어를 많이 접하게 된다롯지란 말 그대로 산장,여인숙 정도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롯지는 안나푸르나 경우 3200m까지 1시간 정도 간격으로 길을 따라 작은마을을 형성하고 그곳에

서 잠과 현지식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우리가 가고 있는 안나푸르나 길에는 데라울리 롯지가 있는 3200m 이후는 평상시 사람 살기가 적합하지 않아  롯지가 없으며 3700mMBC(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그리고 우리가 목표로 하는 ABC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4130m )있을 뿐이다.

 

히말라야에서 가장 높은 롯지는 에베레스트쪽으로는 5200m까지 있다고 하며 이들은 트레킹하는 사람들에게 숙소와 음식을 제공하고 그 댓가로 삶을 살고 있는 즉 직업이 롯지라는 말과 같다.

 

트레킹 기간 동안 롯지를 유심히 관찰해보면 롯지가 위치한 곳이 설산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위치이기도 하고(베스트 포토존그곳 현지인 삶의 주택과 수준으로 보아 그들 중에는 상당한 재력가만이 롯지를 건설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쉽게 할 수 있다.

 

롯지의 내부를 들려다 보면 우선 어느 곳이든 여러사람이 모여 식사를 할 수 있는 다목적 방인 다이닝룸이 있다부엌과 맥주과자커피콜라라면 등을 살 수 있는 가게가 붙어 있으며 마당을 두고 숙소가 지어져 있다.

전 일정 동안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곳이므로 옷 외에 별도의 준비가 거의 필요 없다고 보면 된다.

 

롯지가격 2000-5000핸드폰충전1000 인터 2000현지식사 5000-15000샤워 1000-2000인스탄트 커피 2000신라면 4000원 이다.

  

 

 다이닝 룸 (십여명이 둘러 앉을 수 있다)

  

 

롯지 주방안, 보잘것 없었지만 깨끗하게 유지하고 있었다 

 

 

     롯지 주방의 화덕개스통은 산아래 도시에서 인력이나 노새로 운반해서 쓴다

 

 

 음식준비중인 주방의 네팔여인,

 

 

산을 타지 않는 독자들도 오스트리안 캠프까지는 누구나 갈 수 있는 정도이니 설산의 경이로움과 시간의 정체성속에 살아보고 싶은 분은 꼭 한번 경험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1시간 동안의 식사와 휴식시간을 끝내고 1330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당일 일정은 칸데 1770m -오스트리안 캠프 -데우랄리 2100m - 톨카1700m - 란드룩 1565m이었다. 란드룩에는 1720분에 도착했다칸데 출발 후 6간이 지났다일행 9명 모두 밝은 모습들로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에 만족해 하고 있었다.

 

도착한 롯지 잠자리는 2인실로 어느 곳에서나 예외없이 난방시설은 없었다최소형 1 나무침대에 5cm 스폰지가 깔려있고 종이 같이 얇은 하얀 씨트가 가냘프게 덮여있었다방안에는 태양열로 켜진다는 5촉 정도의 꼬마전구가 어둠을 밝힌다일단 어둠이 내리면 잠 밖에 잘 수 는 것이 트레킹 기간 동안의 저녁일과가 아닌가 싶다. 공동 화장실이 1개 있고태양열로 데운 더운물이 그리 오래 나오지 않는 샤워실이 1개소 있었다.

 

 

 

   첫 날밤을 보낸 롯지

 

 

  옆방 코고는 소리가  천둥소리처럼 들렸다.(칸막이 얇은 합판)

 

 

  침상에 스리핑백을 펴서 잠자리를 만든다

 

 

   롯지에 하나 밖에 없는 공동 화장실

  

2013년도에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4095m) 등정 경험이 있던 나는고산지대에서 찬 물에 머리를 감거나 몸을 차갑게 하면 고산병에 취약하다는 것을 잘 알 있던 터이라 이번 원정 기간 동안 하산시까지 근 1주일 동안 머리를 감지 않았고 당연히 샤워도 하지 않았다.

 

잠자리에 드는 복장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우 머리에 털빵모자하의는 오리털 바지상의는 폴라포리스에 오리털 파카를 입고양말을 신은 채 스리핑 백에 들어가 잤다.

  

 

  첫 날밤을 맞으며

  

새벽녘 기온은 4-5도로 산속에서의 온도는 생각보다 춥다잠은 통상 19-20시에 일찍 자게 되고 새벽 1-2시부터 해뜨기를 기다리며 추위에 몸을 움추려야하는 문제가 있지만 나 같이 대비하고 자면 추위 때문에 고생은 조금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3000m 고지가 넘으면서부터는 영하의 날씨가 되므로 준비해간 보온 고무주머니에 더운 물을 넣고 발 밑에 넣고 자거나 핫백 서너개 흔들어 침낭 속에 넣고 자면 추위와의 전쟁은 끝이다.  2부 끝

 

 

 

대단한 도전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