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국토종주

독고철의 낙동강종주 라이딩 (강정고령보- 적포교)

독고철 2015. 8. 19. 11:30

 

 

낙동강 종주 3 (강정고령보-적포교)

        (자전거 탄지 14일째)

 

 

세계적인 재벌기업도 100년을 지속하는 업체가 드물고 영원할 것 같던 2000년 로마제국도 결국 신생국가에 몰락하고 만다. 가장 거대했던 몽골의 징기스칸제국도, 유프라테스강 바빌로니아도,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의 몰락도 달이 차면 기우는 세상의 이치를 떨치지 못했다. 근세기 세상의 주도권은 에스파냐(스페인)에서 영국으로 다시 독일과 일본, 미국이 세계질서 주역을 이루다가 최근에 와서 잠자던 동양의 호랑이 중국이 포함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가고 있다.

 

강정고령보를 넘으며 천년전 신라와 대가야의 우호와 반목에 세월을 상상해 보았다. 그들도 뿌리를 찾아 나서면 우리말을 사용하는 동족이었을텐데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신라만이 익숙하게 존재한다.

 

자 그럼 낙동강 종주 3일차를 떠나보자.

 

 

달성군 도동서원 (소궁궐이다)

 

 

2015.8.16 일요일

 

4시30분 기상, 식사와 이동시간을 보태 6시 정각 강정고령보를 출발했다. 참고로 새벽 김밥 한 줄 사기가 쉽지 않은 곳으로 달성군 강정보에서 대구으로 다리를 건너 김밥집이 있는 시내에서 잠을 잤다. 

 

당일은 8월14일부터 3일 연휴의 끝자락으로 서울로 올라가는 차들이 고속도로를 가득 메우리라는 걱정을 하며 가능하면 시간을 당겨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행이 어제 더위를 먹어 완전히 고갈 되었된 체력은 12시간 잠자리를 털고 일어나면서 빠른 회복을 보였다. 새벽녘 기온은 앞서 이틀 동안의 푹푹 찌던 바람 한점 없던 더위에서 바람결이 있어 한결 선선함을 느낄수 있었다.

 

당일 목표는 강정고령보에서 창녕과 합천의 경계가 있는 적포교로 거리 66km 4시간 30분이 예상 되었다. 전날 휴식을 하며 아래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들 이야기를 귀동냥 한 내용은 달성보와 합천창녕보 사이에 고단한 언덕길이 있으니 자신 없으면 우회해서 가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고령보에서 달성보까지는 전날과 동일한 뚝방길이었다.  거리 21km 예상시간 1시간30분으로 달성보 도착시간은 7시20분에 도착했다. 정상적인 라이딩이었다.

  

 

 달성보 전경 (구미쪽보다 강폭이 줄어 있었다)

  

 

전날 초죽음 모습은 더이상 없었다

 

 

다음 목표인 합천창녕보를 향해 달렸다. 참고할 사항은 현풍면으로 다리를 건너면서 시내를 통과, 체국 앞 사거리에서 우회전 하여 1.5km즘 달리다시 강변길을 만나게 된다. 차량 병행구간이 대부분으로 사고를 염두에 두고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달리다 보면 첫번째 언덕이라고 해야 할 다람재를 만난다.

 

안내 표지판에 2960m 안내를 보고 일반 차도가 아닌 산판도로를 자전거전용도로로 개조해 놓은 길을 망연자실 바라보다가 마음을 굳건히 하고 언덕길을 올랐다. 가파른 길로 초보자인 나는 대부분 자전거를 고 올라야 했다. 다행인지 산행으로 다져진 신체 덕에 큰 거부감 없이 정상 조망대에 설 수 있었다.

 

조망대에서 바라 본 낙동강은 커다란 사행천을 이루며 명품강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시한수 지으려다 귀경을 생각해 급히 하산길에 올랐다. 하산길 도로 바닥은 콘크리트였으나 표면이 박리되어 뽀족한 깬자갈들이 바닥을 채우고 있었다. 싸이클로 타고 내려가면 100프로 펑크가 예상되었고 수리시간을 생각해서 끌고서 산을 내려왔다. 다람재는 시작에서 하산까지 정상의 충분한 휴식시간을 포함 자전거를 끌고 걸으면서 30분이면 통과 할 수 있다.

  

 

이 표지가 나오면서 다람재 급한 오르막 자전거길이 시작된다.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에 낙동강 조망대 다람재가 있다.

  

 

- 하산하면 산끝자락에 달성군 도동사원

- 갓과 도포 입은 이가 싱그럽다

  

 

요즘 보기 어려운 삼베적삼에 두건을 쓴 상복을 입은 사람도 있었다

 

 

잠시 시간을 내서 둘러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다람재에서 시간을 소진한 터이라 사진 몇 커트 찍고 이노정을 향해 달렸다. 

 

도동서원을 9시에 통과하여 1시간10분여를 달리면 숙식무료제공이라는 무심사 입간판들을 만나게 된다. 하상 폭이 넓어져 한강 하구쪽을 연상케 하지만 물에 흐름은 거의 없는듯 보이고 강가쪽으로는 얇은 녹조현상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합천 이곳부터 녹조로 낙동강이 몸살을 시작하는가? 다행이 녹조는 강 전체에 극히 작은 부분만

발생하였을 뿐 걱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얄궂은 자전거 도로를 달리다보면 전용자전거도로 무심사라는 도로바닥 표시를 보게된다.

  

 

이노정을 향하다 범상치 않은 돌상을 만난다 무심사 입구이다.

 

 

 

 

- 강변 산 중턱에 자리잡은 무심사

- 법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것이 때묻지 않은 낙동강 모습이다.  무심사에서 바라본 낙동강은 부처의 손바닥과 같았다.

 

 

고약스런 급경사 오르막으로 자전거는 무심사에서 정상 가까이 끌고서 올라갔다.

 

 

다시 종주를 하게 된다면 다시 이 길을 택하리라

  

 

무심사 뒷산 정상 팔각정으로 여름 쓰레기 악취가 났다. (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하산도 급경사여서 자전거를 끌고서 내려와야 했다. 무심사 입구에서 하산까지 40분 정도 소요되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고약한 산길이 이 고개를 말하며 가능하면 돌아가라던 그 분들 말씀이 이해는 되었으나 이 정도의 수고로 무심사에서 바라보는 낙동강! 그 한폭의 풍경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보상되고 남음이 있기에 후회없는 길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평지로 내려와 합천창녕댐까지는 5km 남짓으로 잠깐 수고 끝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달성보에서 합천창녕보까지 35km 예상 소요시간  2시간20분이었으나 3시간 30분이 지난 10시50분 도착 수 있었다.

 

이 길을 타실 라이더들에게 한 말씀 드리자면 조금 힘들더라도 우회하지 말고 제대로 코스타며 낙동강 아름다움의 진수를 맛보시라 권하고 싶다.

  

 

합천창녕보

  

안동댐에서 3일간 600리 길을 달렸다

 

 

피곤한 모습이다. 11시가 가까와지자 폭염경보가 내려진 여름날이었다.

  

 

자전거 인증소 안에 숙박 명함

 

 

마지막 용기를 내어 당일 목표인 창녕의 적포교를 향해 출발했다. 그곳에서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세상에서 제일 맛좋을 점심도 먹을 예정이고, 서울로 향하는 차안에서 아무 생각없이 깊은 잠을 잘 수도 있다.  좀더 타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월요일 출근을 생각하면 적포교에서 라이딩을 종료하고 부산 낙동강하구둑까지 약 120km는 다음 기회를 약속해야 한다.

 

강뚝길을 10km 달려 적포교에는 11시40분 도착했다. 하루를 정리해보면 강정고령보에서 달성보 21km, 합천창년보 35km, 적포교 10km 총연장 66km를 5시간40분에 달렸다. 달성보에서 합천창녕보 구간에 2개의 땀나는고개가 있고 역시 물이나 음식을 구할 휴계소는 없었다. 

 

서울로 향하며 눈 가득 채워 놓은 낙동강 구비구비 1300리 아름다운 명품물길을 잔잔히 가슴에 묻으며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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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은 말한다,

                / 독고 철

 

유유자적 넘지 못할 산을 안고서

만취된 느림걸음 바다로 향하면

하늘은 맑게 피어 푸른대지 잇고

굽은 몸뚱이 땅을 갈라 숨 멈춘다.

 

황지못 떠난 님 부산포 내려서면

1300리 길 봇짐 속에 담아온 사연

상주땅 아자개와 고령의 대가야,

금관가야 보듬고 신라땅을 가둔다.

 

성쇠의 세월 담아 천년을 흐르며 

낙동강 구비구비 사연도 절절하다.

누가 낙동강을 보았다고 했던가?

님 떠난 여인마음 천년을 품고산다.

 

 

 

적포교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