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독고철 부모마음

독고철 2016. 7. 11. 17:07

 

 

독고철 부모 마음

 

부모의 마음을 이제야 깨닫게 되는 걸까?   6월12일 35살의 꽉 찬 나이에 결혼한 아들이 신혼들어가는 날짜 차이로 3주 동안 내 집에서 함께 지냈다. 장가를 가야 어른티가 난다고 가정을 이룬 아들은 칠사이에 가장의 티가 여러곳에서 감지 되었다.우선 어른스러워졌다고 보아야 하고 가정에 대한 책감도 느끼는 것 같았다.

 

주말이면 신혼집 도배부터 페인트까지 정성을 쏟는 아들이 안스러워 며칠간 페인트도 칠해주고 이사짐날라주며 때 아닌 신혼 살림준비에 바빴다. 내가 신혼때에는 둘이서 지지고 볶고 알아서들 해결했는데 요즘 아이들은 혼자서 해결보다는 곁에서 도와주기를 은근히 바라니 두 팔을 걷어 붙이고 함께 신혼집을 꾸미며 우리 부모님도 이런 마음이셨을까 생각이 들었다.

 

애들은 수서역 근처 작은 아파트에 신혼집을 꾸렸다. 며칠째 들락 거리며 그곳은 아이가 하나 달린 신혼대부분 주민이라는 것과 또래 끼리 어울려 사는 곳이다 라는 느낌이 들었다. 오래된 아파트라 자기들이 살아 오던 집보다는 크기도 작고 훨 못할 텐데도 군말 없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서로 애정표현을 하는 것으로 보아 아직 콩각지가 씌워져 있구나 싶었다.

 

일요일 아침 아이들이 인사를 했다. "아버지 감사 합니다. 아름답게 살도록 하겠습니다." 두 손을 잡고 현관을 나서는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그래 며느라! 죽는 날까지 남편사랑 받아야 한다." "네 아버님. 예쁘게 살겠습니다."

 

아들 내외가 쓰던 텅빈 방을 돌아보았다. 둘째가 딴 살림을 차리고 나갈 때만 해도 이런 기분은 아니었는데 이제 중늙은이 두사람만 집을 지키게 되는 것인가?  내가 독립해 나갔을 때도 부모님들은 이런 느낌을 받으셨을까 되묻게 된다.

  

 

광나루를 출발해서 왕숙천이 끝나는 광릉 입구까지 왕복 4시간30분의 라이딩으로 기분을 풀었다. 

 

  

오후에 과장 시절 부장으로 퇴임하신 선배를 예식에서 만났다. 은퇴후 5년 지나 만났을 때 명함에 "농부"라고 새겨 주었던 인상 깊은 분이다. 이 어른 16년만에 재회인데 하나도 늙지를 않은 모습으로 하는 말씀이 "늙어서는 돈이 그리 필요없어." 라는 말이 귀에 쏙 담겨 들었다.

고향이 당진이라 내려가 터를 잡고 사는데 불편이 없
다며 고향이니 다 아는 사람들이고, 성당에 다니니 전부 자매 형제인데다, 남과 경쟁할 일이 없으니 시기할 일이 없다며, 평등생활속에 하고 싶은대로 쫒기지 않고 사는 삶이 그리 행복할 수 없다고 했다.

좋아하던 술 오래전에 끊어 버렸다며 1주일  생활을
이야기하는데 월요일은 연필 인물화 그리기를 한 달 만원에 배우고 있고, 화목은 일/1500원 수영 2시간씩, 수금은 중국어 강습 한 달에 만오천원으로 일과를 짜고 짬짬이 자식들에게 줄 농사 조금하고 매일 저녁은 주민들과 탁구로 하루를 마감한다고 했다. 당연히 주말은 성당다니고 말이다.


연필 인물화는 이제 수준급이 되었고 중국어도, 수영도 십수 년에 선수 다 되었다며 무엇인들 십수년이면 도사가 아니겠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마누라와 함께 하는건 수영, 탁구외에 나머시간은 취미에 맞게 자유라는 것이었다. 여기서도

부부는 각자 좋아하는 일을 하고, 추구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돈이 많으면 딴 삶도 있지만 마음 비우고, 연금 프라스 약간의 돈이면 굳이 욕심 부리며 명을 단축할 필가 없다는 말로 끝을 내며 나중에 아프면 그때 도시로 가서 마감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진짜 노년을 잘 살아가는 사람이라 생각되지 않소? 이야기를 들으며 나도 진즉 그리 살리라 다짐했지만 실상에 옮겨 성공한 분의 얼굴을 보니 내 자신이 가소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어른 75세... 그런데 55세로 보인다. 운동으로 단련되고 하루를 바쁘게 사는 모습... 돈 욕심 잠 재우고  자기가 좋아하는 작은 일에 만족을 느끼면 저렇게 살수 있다는데 과연 욕심을 잠재우는 해탈을 얻을 수 있는걸까? 두어시간 유익한 노가리에 긍정싸인을 받으며 젊은노인은 당진 간다며 지하철로 사라졌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걸까?
  

 

홍천 cc

  

 

 우리나라에서 4번째 긴 터널 관통 유공자들 (14km 560m) 가운데가 필자

  

 

큰아들 혼사장인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축하곡을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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