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철의 서울둘레길 (광나루=성내천)
주말은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토요일은 친구의 첫 혼사 축하를 위해 용산역 6시39분 KTX를 타고 목포를 다녀와야 했다. 지하철 첫차로 해결 안되는 시간에 50년 우정을 담아 서울 친구들 부부 6명이 두 말 않고 나선길이었다. 세상이 정말 좋아져 4시간 걸리던 목포길을 2시간30분만에 도착 할수 있었다. 궁금한 분들을 위해 편
도 기차비용은 52800원이다. 목포의 이야기는 뒷부분으로 미루고 마지막으로 치닫는 서울둘레길 이야기를 정리해 보겠다.
일요일 낮잠에서 깨어난 저녁 7시...이미 창밖은 깊은 어둠으로 짙게 물들어 있었다. 가벼운 산책을 생각하다가 킬리만자로 긴장된 여정을 떠올리며 배낭을 꾸렸다.
"이제 한 달후면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로 떠나야 한다. 아무도 나를 도와줄 사람도 없고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그런 시간이고 나는 5895m 정상에 꼭 오르고 싶다."
가벼운 저녁후 배낭을 매고 집을 나섰다. 이제부터는 킬리 트레킹 때와 동일한 내용의 배낭을 꾸려 당금질을 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8시 정각 서울둘레길 광나루에서 강동경희대병원을 목표로 길을 나섰다.
광나루 다리 입구/ 정각 8시
광진교에서 바라본 롯데타워와 올림픽대교
서울에 하나 밖에 없는 광진교 다리위 정원길을 지나 강 남쪽의 고수부지로 내려섰다. 둘레길 표시로는 다리를 건너 100m쯤 이동하여 한강뚝 외곽을 걸어 암사동에 이르도록 되어 있으나 그보다는 명품 광나루 천호동쪽 고수부지를 걷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기에 다리에서 고수부지로 내려가는 육교를 미련없이 내려가시라고 권한다. (필자 집이 광장동이라 사정을 잘알지요)
고수부지에서 한강의 상류 쪽으로 2km쯤 진행하면 차량금지 암사지하보도를 만나게 된다. 이곳을 통해 뚝 외부외부로 나와 길을 건너면 보도위에 노란색의 서울둘레길 표시를 만날 수 있다.
암사 지하보도 (8시40분에 통과)
암사사거리에서 선사유적지 공원쪽으로 걷기를 시작하여 한강둑이 만나는 곳까지 인도는 물론 차도의 일부까지 은행잎으로 가득 쌓인 한적한 거리를 걷게 된다. 바닥에 노란 은행잎이 둘레길 표시를 가렸지만 의심하지 않고 서울에서 쉽지 없는 낙엽 덮힌 길을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며 느림보 걸음으로 걸었다.
소수의 중년 이후 아베크족들이 손을 잡고 걷는 거리, 간혹 어둠의 커튼속에서 길거리 짧은 입마춤을 서슴치 않아도 되는 거리, 어둠과 썬팅에 가려진 길가에 주차된 중형차에서는 은밀한 이야기가 진행될 것만 같은 이 거리를 낙엽밟기에 집중하며 그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총총걸음으로 빠져나왔다.
암사유적지를 벗어나 서원마을등 몇 곳의 암사동에 숨어 있는 작고 아름다운 단독주택지를 돌게 된다. 오랫동안 이 지역을 다 알고 산다고 생각했는데 이런곳이 있었다니 신통했다.
롯데 캣슬아파트 후면 도로에 이르러 강동경희대 병원까지 둘레길은 서울둘레길 중 유쾌하지 못한 길이었다. 도로 확장중의 먼지와 비정상적인 보도 주변, 연립주택가 도로, 인도의 무질서한 차량주차와 방치된 물품들이 그것으로 호젖한 둘레길에서 난데 없이 복병을 만난 기분이었다. 곁으로 내달리는 차들과 그들의 소음에서 빨리 그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10시 정각 강동경희대 병원 앞에 도착했다. 광나루에서 출발한지 2시간이 지났다. 지하철고덕역에서 5호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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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3.29
5호선 고덕역에 도착하여 경희대부속병원 방향으로 계단을 올라가 사거리를 건너면 일자산이 시작되는 안내 간판을 만날수 있다. 9시40분 일자산에 발을 내 딛었다. 일자로 산이 뻗쳤을 리는 없고 궁금증을 잔뜩 품은 채 해발 50m도 되지 않을 능선에서 개나리와 진달래의 봄소식을 따라 남쪽 방향으로 향했다.
어제까지 몸을 사렸던 개나리가 제날을 맞았다.
가끔 만나는 사람들은 배낭도 없이 동반견들에게 목줄을 걸고 편안한 숨소리를 내쉬며 오가고 있었다. 딱히 사진에 담을 곳도 없었다. 밋밋하게 진행되는 산책로는 필자 같이 종주를 목표로 나서는 이도 크게 없어 보였고 그저 동네 사람들 물 한병 들고 가볍게 산책하는 그런 길이 계속 되었다
이런 정비된 고즈넉한 길이 계속된다
한영외고 고개도로를 건너 10시 10분쯤, 그러니까 걷기 시작후 30분이면 고덕아파트 지구 일자산은 다 통과하게 된다. 간단하게 정의 하자면 일자산은 명일동과 상일동을 나누는 아주 작은 동산줄기였다. 싱거움에 할 말을 잊고 동산을 내려와 천호동에서 하남을 잇는 도로까지 인도를 걸었다. 길 가 화원에서는 봄의 화사함을 뽐내며 새로운 계절을 만끽하고픈 사람들에게 행복을 팔고 있었다.
나선김에 끝을 보자며 도로를 건너 천호동 방향으로 50m쯤 이동하다보면 산쪽으로 서울둘레길 표시가 되어 있다. 상일동에서 둔촌돈까지 연결되는 동산으로 고덕지구 동산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천호동과 하남을 잇는 8차선 대로
길은 2m 폭으로 평탄했고 노인들 산보에는 아주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훈 병원 가는 길을 지나 공동묘지를 왼쪽으로 바라보며 계속 진행 하다보면 데크로 된 전망대 근처에 성내천으로 간다는 이정표가 있다. 이 정표를 지나치면 하남 IC까지 가게 되므로 공동묘지를 지나면 이정표를 잘 살피며 가야한다. 11시 10분 출발 1시간30분후 방이동과 둔촌동을 잇는 뒷길로 내려왔다. 고덕동에서 시작하는 일자산은 여기까지인 셈이다.
일자산이 끝나는 위치
길을 건너 올림픽 아파트 단지를 바라보며 방이동 생태학습지까지 인도를 1km정도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 하남 IC연결도로를 건너 직진했다. 언제나 느끼는 일이지만 올림픽 아파트 단지의 고층빌딩 뒤 남한산성 방향은 강남의 호사스러움과 너무 다른 한가한 농촌을 만나게 된다. 주말농장을 분양하는 곳도 있었고 거리의 화원에서는 봄을 팔고 있기도 했다.
올림픽아파트 후면과 붙어있는 농촌
안내 표지를 따라 우회전 하여 성내천을 찾아 길을 재촉했다. 예상치 못한 잘보이지도 않는 곳 농지 한 가운데 15000평 가량의 습지가 있었다. 대나무 울타리를 경계로한 이색적인 방이동 생태 학습지에 11시32분 그러니까 경희대병원 출발후 약 2시간만에 도착했다.
방이동 생태학습관
습지와 자연을 어린아이들에게 교육장으로 내 준 것까지는 좋았는데 과연 아이들이 그곳에 와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안고 그곳을 둘러 보았다. 그곳을 지나 올림픽 아파트군을 바라보며 농촌 냄새 물씬 나는 밭과 농원을 지나 11시 52분 성내천에 도착했다. 하류쪽으로는 올림픽 아파트군이 자리 잡고 상류쪽으로는 남한산성으로 향하는 하천에 꽤많은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아마도 상류에 한강물을 끌어다 붓고 있으리라 짐작되었다.
성내천 접속부 이정표

성내천변 버드나무에는 봄빛이 초록으로 물들어 있었다
처음 계획을 잡으며 고덕에서 일자산을 지나 성내천으로, 다시 상류로 올라가다가 복개천이 도심공원으로 변한 곳을 지나 법조타운, 탄천, 수서역을 목표로 했었다. 하지만 처음 걸어보는 성내천을 걸으며 주변의 깨끗함, 방이동 오금동 마천동으로 이어지는 새로움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진행하다가 12시 25분 성내천의 끝을 보았다.
성내천의 끝은 한강에서 끌어온 물과 지하철 용출수를 함께 뿜어내서 성내천의 유량을 유지 시켜주는 작은 인공 폭포에서 끝을 내고 있었다.
성내천의 끝, 하천공원이 끝나는 곳이기도 하다
당초 목표로 가기 위해서는 중간에 하천위로 이동해야 했으나 이정표를 보지 못하고 아쉽게도 성내천의 끝까지 그냥 지나치고 말았던 것이다. 9시40분 출발해서 12시25분 걷기를 중단했다. 2시간 45분만에 고덕에서 일자산을 지나 성내천이 끝나는 남한산성 밑 마천역 근처까지 걸었다.
기쁜 마음으로 휴일의 행복을 찾았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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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4 토요일
곽대사의 막내딸 혼사로 목포를 다녀왔다. 에이스 부부 동반 축하여행이었다
추남이 늦 장가 가는줄 알았다.
차를 랜트해서 명량대첩이 있었던 울돌목을 방문했다. 목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승용차로 1시간이면 도착한다. 관광지로 잘 단장되어 있었고 이곳만을 위한 서울에서의 여행도 가치있는 일이다 싶었다.
간단하게 기록을 남기면 이순신장군과 장병들께 죄를 짓는 것 같아 시간을 내서 다시 이곳을 찾아 걸어서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글로 남기리라 다짐했다. 그래서 사진도 단 한장만을 찍었다. "일자진" 23전23승 이순신 장군의 13척대 330척의 싸움이야기가 이곳에 있었다.
사진에 아래 바위에 동그랗게 구멍 파진것이 공룡발자국
에이스 친구들
울돌목에서 승용차로 30분이면 도착된다. 입장료4000원을 내고 들어가면서 무척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나 올때는 전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손주들과 꼭 가봐야 할 명소이다. 돌아보는 시간은 성인이 천천히 3시간, 대충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내가 본 공룡공원중 최고의 공원이다 싶다. 해안 갈대숲을 걸으며 철새떼들도 볼 수 있었다.
목포에 가면 자연산 민어회와 매운탕을 먹어야 한다. 족히 1.5m 되는 민어가 회 떠지고 있다.
이 집이 목포의 대표 민어횟집이다.
1인당 25000원짜리 민어회(비싼고기므로 양이 적다) 와 7000원짜리 매운탕 (엄청 맛나다. 최고다) 무안 새발낚지로 배를 채우며 목포의 밤은 깊어갔다. 목포역에서 기본요금, 여객터미널에서 도보 5분인 이 집은 택시타고 가자면 다안다.
그렇게 목포에서의 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6시50분발 서울행 KTX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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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5 일요일
어머니 81회 생신이셨다. 광화문 평가옥에서 가족 모두 모여 생신을 축하드렸다.
평가옥 건물 ....마치 뉴욕 같았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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