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독고철 100대명산 가리왕산 (1561m)

독고철 2014. 1. 20. 13:51

 

독고 철 100대 명산 가리왕산 (1561m)

  

드디어 100대 명산중 남아있는 미정복 산행지가 두 자리 숫자에서 한자리 숫자로 탈바꿈 하는 날이다.  산이 좋아 산에만 다니던 패턴에서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정복을 마음에 품고 가리왕산을 91번째 산행지로 나섰던 날이다. 이상하게도 가리왕산은 계획을 잡아 놓으면 펑크로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4번째 시도만에 빛을 보는 날이기도 했다.

 

겨울산행은 우선 눈이 쌓여 있고 아이젠을 착용하며 추운 날씨와 함께 체력저하가 심하여 피로도가 높다. 또한 날씨와 기온의 문제로 휴식과 점심을 여유롭게 하기가 쉽지 않으며 해 떨어지는 시간이 일러 통상 530분이면 어두워 후레쉬가 없으면 산행이 불가능 하다고 보아야 한다그래서 동계 산행은 아이젠, 여벌의 방한복후레쉬, 비상식, 라이터핫백등이 꼭 필요하고 적어도 오후 430분까지는  산행을 종료하도록 계획 되어야 한다.

 

 

   

정상으로 너무 추웠다

 

 

스키장으로 달려가는 차량들이 영동고속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문막휴계소는 명절을 먼저 맞이한 듯 휴계소 진입조차 어려움을 겪었고여자 화장실은 물론 남자 화장실 조차도 긴 줄로 차례를 기다리는 진풍경이 연출 되었다평창 ic로 진입한 버스는 정선의 장구목이 앞에 산꾼들을 풀어 놓았다당일 산행 코스는 장구목이에서 출발하여 정상을 정복하고 중봉을 거쳐 숙암분교로 하산하는 것이었다.

  

  

가리왕산 동계산행은 입산통제를 눈여겨 보아야 한다.  간다 한들 통제소를 돌아갈 길이 없다

 

서로 몰라도 되는 산악회 일행들

 

 

 자 출발해 보자

 

 

지도에서 보면 북쪽 계곡으로 올라 하산도 북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로써 원없이 눈 길을 걷게 되리라는 예상을 했다

겨울 가리왕산을 찾고져 하는 분들을 위해 상세히 진행을 알려드리면 우선 장구목이를 출발하여 정상으로 향하는 계곡 3km 1시간30분에 걸쳐 오르게 된다계곡길은 오르내림이 없이 계속 오르막으로 되어 있어 각자 능력에 맞는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

 

숨이 고단하게 찰 무렵 임도를 만나게 된다. 본격적인 산행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정상 포기조들은 진행방향에서 좌측편으로 임도를따라 머나먼 트래킹길을 나서면 된다.    

 

 

이곳에서 정상 포기조는 임도로 향한다

 

 

   

바로 뒷편으로 심한 경사의 1시간 오르막이 시작된다

 

 

   

임도에 서서 정상으로 향하는 팀들을 바라봤다.

 

임도에는 30cm 이상의 눈이 쌓여 있고 렛셀이(눈밭에 길을 내는 행위) 필요한 구간도 예상되나 길을 잃을 염려 없어 보였다.  1040분 출발하여 정상 도착은 137분이었다. 2시간 30분이 걸렸다.

 

 

 

영하 20도이하에서도 설화는 피어 있었다.

 

 

 

  

 

 

임도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경사도가 상당히 심한 편이었다. 1.2km1시간 정도 걸려 올랐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북한산 숨은벽 마지막 깔딱과 흡사한 끝없는 오르막의 연속이었다역시 8-900m급 산과 1000m급 산이 다르고 1200m

급 산이 다르다. 1400m급 이상의 산은 아무래도 많이힘들었다는 말을 남기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출발점의 고도에 따라 난이도가 다른 점도 있다

 

가리왕산의 높이는 1561m로 남한에서 9번째로 높은 산이다북쪽으로는 오대산과 계방산동쪽에는 두타산과 청옥산, 남쪽으로는 태백산과 소백산서쪽에는 치악산등 대한민국 대표급 고산들이 주변에 가득하다가리왕산은 산체의 크기로 보나 난이도면에서 결코 얕보아서는 아니 될 산이다. 특히 겨울 산행에서는 일찍 날이 어두워지고, 기온이 평지 10도내외 정상은 바람까지 생각하면 최소 15도 이하인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산을 오를 때는 그다지 보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지만 일딴 정상에 올라 10분을 견디지 못하고 온 몸이 동태처럼 얼어버린다. 그래서 정상에 오르면 사진 촬영보다 우선 보온 옷을 입고 장갑속을 핫 백등으로 무장해야 한다. 필자는 이렇게 동계 산행에 대해 알고 있으면서도 잠시 잠깐 사진촬영에 몰두하면서 보온의 시기를 놓혀 인간 동태로 정상에서 떨어야 했다.

   

 

드디어 정상이다. 두 볼은 이미 얼어버렸다. 안면 마스크를 할 껄....후회했다.

 

  

가리왕산 표지석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돌무더기 앞 뒤로 2개가 있다.

 

 

일단 동태가 되면 그 해결책은 하나밖에 없다. 땀에 젖은 옷은 뻣뻣하게 얼었고 손가락은 내 손이 아닌 것처럼 감각이 없으

며 순간적으로 저체온증이 왔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이유 없이 하산 목표를 향해 냅다 뜀박질을 해야 한다.

 

사진 몇 장과 주변의 고산 고봉들에게 눈인사를 하고 중봉 방향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1340분 정상과 중봉 사이 어느 능선 눈밭에 서서 점심을 해결했다. 준비해간 뜨거운 차 한잔과 빵 한조각이었지만 허기진 배와 추위를 한순간에 잊게 해주었다다행이 부지런히 달려서 얼었던 몸과 손발도 정상을 되찾았다혼자라는 것 외에는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중봉까지 속도를 내며 이동 했다동계산행은 추위 때문에 오래 앉아 있을 수도, 쉬는 것이 여유로울 수도 없다자연히 산행속도가 빨라지고 하산길은 더욱 빨라지게 된다. 정상에서 2.2km 거리의 중봉에 도착했다. 약간의 시간 두고 후미의 일행들을 만나게 되면서 필자가 선두로 달리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추위로 오래 머물수가 없었다숙암분교까지 5km 하산길을 다시 시작해야 했다.

 

 

 

  

이곳 중봉에서부터 하산길로 접어든다. 중봉 정상부에 올림픽 활강시설이 설치된다

    

 

이 통나무 집 앞으로 지나가면 잘못된 방향으로 하산길을 다시 살펴야 한다.

 

 

이정표를 따라 하산을 하다보면 첫번째 임도를 만나게 된다임도 앞 철조망 넘어로 통나무 집이 보인다이곳에서 진행방향 우측으로 도로 높은 방향으로 이동해야 함을 기억해야 한다낮은 방향으로 이동하면 산행길을 잃게 되는 것이며 목표인 숙암분교까지 2시간은 임도를 타고 더 돌아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그곳에서 높은 도로 경사길을 따라 약 500m 이동하면 언덕 정상부에 등산로 입간판을 만나게 된다작은 등산로 표시판을 따라 다시 하산 길을 재촉하면 두 번째 임도를 만나게 되고 진행방향 우측으로 약 300m를 걸으면 왼쪽 능선으로 마을로 하산하는 등산로 이정표를 만난다.

   

 

   

숙암분교...활강장 건설에 따른 주민 반대 플랭카드가 학교주변을 덮었다.

 

 

약간의 험한 능선길을 타고 이동해서 너덜지대를 지나면 드디어 개 짖는 소리가 반가운 숙암분교가 있는 마을에 도달하게 된다.  필자가 산행을 종료 한 것은 1550분이었다. 산행 시작 5시간 10분이 걸린 셈이다. 서두르려고 하기보다는 추위 때문에 휴식 시간을 거의 갖지 못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하산후 안 사실이었지만 필자가 하산한 코스는 2014봄부터 평창동계올림픽 활강경기장으로 개발될 예정이며 올 겨울 이곳을 찾지 못했다면 천연의 가리왕산은 다시 볼 기회가 없었던 셈이다.   

 

평창올림픽 사업개요

 

   

활강장이 들어서는 숙암분교 뒷계곡

  

 

1630분 출발예정시간이 지연 되었다. 일행중 1인이 산 속에서 낙오한 것이다. 후미 대장이 챙겼어야 하는데 어찌 되었든 예삿일이 아니었다.  구조팀이 출발했고 낙오된 1인이 무사히 돌아와 주기를 고대하며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다. 대부분 불평없이 소식을 기다렸지만 어려울 때 본성이 나온다고 자기는 빨리 서울에 가야 한다며 구조팀만 남겨두고 다른 사람들은 서울로 출발해야 한다고 언성 높이는 한 사람이  참으로 딱해 보였다.

 

다행이 낙오자를 찾았다는 소식을 전하며 20시가 다되어 그 분은 일행의 품으로 돌아왔다. 모두들 박수로 그분을 맞았다간단한 논리이다. 그 분의 입장이 바로 내가 처 할 입장도 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가리왕산에 대해 총평 하자면 역시 100대 명산답게 높이 만큼이나 멋진 산행을 할 수 있었고위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주변의 고봉, 준산들을 조망 할수 있는 시원함이 있었다아직 초보자라면 겨울 가리왕산은 잠시 보류하라고 권해 드리고 싶고, 중급 이상이라면 이 겨울 스키장으로 개발되기 전에 자연 그대로의 가리왕산을 한 번 눈에 담아 보시라고 권한다.

 

참고로 스키 활강 경기장은 숙암분교 바로 뒤 계곡에서 중봉 정상까지의 능선에 건설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