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대성산에 오르다

독고철 2013. 12. 30. 11:46

대성산에(1175m) 오르다

 

 

20131229일 한해의 마지막 일료일 민간인에게는 좀처럼 기회가 적은 화천 전방 민간인 통제선 안에 있는 대성산 (1175m)에 올랐다.

 

당일 서울의 아침 기온은 영하 10도였고 산행지 화천의 아침기온이 영하 15도라는 뉴스를 접하고 1000m 넘는 정상은 매서운 겨울 바람까지 감안하면 낮이라 해도 족히 영하 20도는 예상 할 수 있었다. 다들 아시겠지만 고도가 100m 올라갈 때마다 온도는 0.5도씩 낮아지고 바람에 영향은 초당 3m에 체감온도 1 떨어진다.

 

715분 천호동을 떠나 진접  내촌  일동을 거쳐  화천 15사단 승리부대로 달렸다.  창 밖의 산하는 동장군의 위엄 앞에 몸을 움추렸고 북으로 달려 갈수록 마을의 개수가 적어짐을 느꼈다.

 

"대성산은 민간인 통제선 안에 위치하며 군부대가 산 전체를 점령 관리하므로 부대에서 나온 인솔 하사관 2명의 안내 및 통제에 따라주셔야 합니다사진 촬영은 허락된 곳에서 가능하고 산악대장 역시 처음이라 코스에 대한 사전 지식이 전혀 없습니다. 다만 대성산 남쪽에서 올라 북쪽으로 하산 한다는 사실뿐입니다" 산악회 대장의 코멘트였다

 

 

 

 

산행들머리인 전차부대 정문을 1015 통과 했다언제나 산 길로 들어설까 기대하며 지루한 콘크리트 포장도로를 이동했다  시간이 지나 능선에 오르며 대성산 정상이 보이는 곳에 이르러 이 도로가 작전도로이고 장병들이 보급로 확보를 위해 눈을 쓸어 놓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예전 군 생활이 생각났다필자는 양구북방 백두산부대에서 소대장 생활을 했었다. DMZ, 단장의 능선, GP, 931 OP, 피의 능선등 지금도 눈에 선한 지형들이 눈에 어른거렸다. 능선에 오르자 칼바람이 불면서 양 볼을 매섭게 때렸다체온이 급격히 내려감 속에서도 대성산 정상으로 향한 콘크리트포장도로를 멈추지 않고 걸었다.

 

 

** 지루한 오르막 2시간 남짓 ....눈을 쓸었을 병사들의 노고가 보이는듯 했다.

   

 

** 첫번째 능선에서 바라 본 대성산 정상

 

 

 

1225분 정상에 섰다. 행군을(6.7KM) 시작한지 2시간10분 만의 일이었다. 산의 실제 정상은 군시설이 있었기에 30M

낮은 곳에 대성산을 새겨 놓은 석물들 앞에서 기념사진 찍었다.

 

정상에서 지체 시간은 10분을 넘기지 못했다손가락과 발가락 감각이 무뎌지고, 얼굴의 볼 살은 빨알갛게 익어갔다.  조금이라도 빨리 몸을 움직여 체온유지가 필요했기에 빠른 걸음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길은 산을 오른 남쪽 행군로와 마찬가지로 도로로 되어 있었으나 북사면이기에 눈이 쌓여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의

연속이었다1310분 하산중 눈 밭에 서서 점심으로 가져간 빵 한 조각과 뜨거운 차 한잔으로 허기를 채웠다.  찬기운에

오래 머물 여유 없이 바로 하산을 계속했다.

 

 

  

 

  

 

 

 

 

** 북측 내리막 길은 무릎까지의 눈과 추위에 얼굴 가리개까지 썼다

 

 

하산의 끝자락은 승리부대 유격장이었다1175M 높이에 걸맞게 산채는 아주 컷다. 동서로 뻗은 능선은 625전쟁시 피아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있을 법한 아주 중요한 산으로 느껴졌다.

 

하산 완료점에 1425분에 일행중 3번째로 도착했다. 총거리 14.3km4시간 10분에 주파했다. 대략 1시간에 평균 3.3km의 속도로 달렸던 하루였다.

 

** 휴전선중 중부에 북쪽으로 솟아 오른 지역임을 알리는 경계석

 

 

대성산은 민간인이 자유롭게 오를수 없는 산으로 제한적인 산행길이 열려 있는 산이다. 등산 코스에 대한 안내나 사전 지식이 없던 관계로 무지 속에 산행을 하였지만 사실 산행보다는 산악전술 행군을 했다는 느낌이다.

 

도로 행군이 대부분 그렇듯 오를 때나 내릴때 지루함의 연속이었으나 영하 20도 전후의 강추위 속에서 군인들이 나라를 지키는 최전방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었다는 것에 큰의미를 두고 싶다.

 

한가지 첨언 하고 싶다면 여름철 대성산 산행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왜냐하면 뙤약볕에서 정상까지 행군해야 하기 때문이다아무튼 2013년도 마지막 산행은 대성산에서 멋지게 한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