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독고철 휴전선 국토 도로횡단 (2018,7.5-7.8)

독고철 2018. 7. 10. 18:18

 

 

휴전선 국토 도로횡단 (2018,7.5-7.8)

 

2018.7.5. 첫째 날

 

최북단 섬이라는 백령도로 나서던 길이었다5시 집을 나서 인천연안부두까지 일정은 순조로웠다. 830분 쾌속선을 기다리며 아침식사를 하고 안개대기라는 안내도 그리 큰 문제가 되어보이질 않았다.


 

 

대합실은 백령도를 비롯 서해5도로 향하는 빨간명찰 해병대 병사들은 이 상황이 익숙한 듯 수백명이 자리지키고 있었다.   40여 년 전 군대생활을 떠 올리며 젊은 군인들이 뿜어주는 혈기에 잠시 그 시절로 돌아가 함께 여행에 나선 해병대출신인 친구와 군대시절 이야기로 기다리는 지루함을 달랬다

 

안개 자욱한 연안부두는 좀처럼 뱃길을 열어주지 않았. 10시까지 대기라는 안내가 나온 지얼마 지나지 않다시 12시까지 안개대기라는 멘트가 나왔다. 결국 안개 속 백령도를 미련으로 남기고 차량을 렌트해서 인천부두에서 휴전선 최 근접한 도로를 따라 강원도 고성 최북단 통일전망대까지 국토횡단여행을 결정했다.

 

1. 인천대교

 

국토횡단에 의미를 두고 제일 먼저 시작한 것은 인천과 영종도 국제공항을 연결하는 인천대교의 왕복 드라이브였다. 포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만큼 바다의 안개는 부두의 안개보다 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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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천 차이나타운

 

차이나타운은 인천 자유공원 동쪽아래 형성되어 있었. 언덕길을 오르는 일방통로 길을 따라 좌우로 한 줄로 작은 중국요리점이 200여개 모여 있는 듯 했다.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언덕길을 따라 느림의 걸음으구간을 둘러보았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크고 화려색체와 장식으로 가게 전면을 치장한 거리 뒤쪽으로외없이 낡은 인천의 낯익은 낡은주택가가 자리 잡고 있었.

 

요리점에서는 거의 같은 메뉴를 내걸고 지나는 손님들맞아 들였다. 우리는 딤섬 (만두) 전문점에 들러 추천 딤섬과 유니짜장(보통짜장) 한 그릇을 주문해서 나누어 먹었. 가격은 서울의 음식점과 같았고 평준화가 되었는서울에 비해 특별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단지 특이한 점은 호객하는 사람이나, 빙하는 사람이나, 계산하는 사람들이 다 서튼 한국말을 하는 중국인이었다이다이색적인 분위기에서 연인끼리라면 한 번쯤 돌면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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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오두산 통일전망대

 

차를 몰아 오두산 통일전망대로 향했다. 지난달 어머니모시고 파주 일대를 다 둘러 곳 중에 하나였다.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되어 서해로 흘러드는 그곳에서는 망원경으로 강 건너 북쪽의 마을과 개성공단을 관찰할 수 있다. 입장료 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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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임진각

 

그곳에서 차로 20분 정도 북쪽으로 자유로를 달려 625전쟁포로교환 다리였다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망향배가 있는 임진각에 도착했다임진각은 자유로와 연결되어 있고 민간인 통제선이 시되는 곳으로 휴전선은 3km 정도 북쪽으로 더 올라가야 하므로 북쪽지형을 볼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목재로 된 돌아오지 않는 다리는 중간에 방벽으로 막있었다. 그곳에 태극기와 이곳을 찾았던 국민들이 남긴 안타까운 사연들이 바람에 늘게 떨고 있었다바로 옆에는 총알자국으로 덮이고 늙어 삭아버린 철마놓여 있고 약간의 입장료를 내면 독개다라는 철길 복원구간을 잠시 걸어 볼 수 있다.

 

설이나 추석 때면 실향민들이 북쪽을 향해 절을 드리며 향을 그리워하는 망향배가 있어 숙연한 마음으로 그곳에서 통한의 눈물을 쏟는 잊혀져 가는 사람들을 생각봤다.


 

 

5. 감악산

 

경기5악은 화악산 운악산 관악산 감악산 송악산이다. 자가 들어 있으니 산세로 말하자면 고약하기 이를때 없는 산들이다감악산 정상에 오르면 그곳에 레이다 기지가 있고 이 산을 빼앗겼다면 지금처럼 임진강이 군사 분계선이고 과연 파주, 일산의 그 넓은 땅이 우리땅이었겠나 싶다그래서 625 전쟁중 셀 수 없는 피아의 사상자를 낸 곳도 바로 이곳 감악산 주변

이다.

그곳에 근래 명물 출렁다리를 보고 싶다는 친구의 청에 감악산에 들렀다. 주차장에서 10-15이면 출렁다리에 오를 수 있다. 흔들리는 다리를 왕복하며 아이들처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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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재인폭포

 

바쁘게 움직여 하루를 마감할 재인폭포로 달렸. 파주시에서 휴전선 최북단 길을 달려 연천군에 도착한 것이.

 

재인폭포는 태풍 끝물로 제법 많은 수량이 흐르고  있었다. 재인폭포 가는 길 2km 전방에 있는 한탄강댐도 걸어 보았다. 북쪽에서 물 공격이나 홍수로부터 한탄강 하류를 방어 한다는 취지로 평상시에는 물을 가두지 않고 전기도 생산하지 않는

개울물이 평소대로 흐르는 댐이다안내판에 이렇게 써 있었다. 댐공사비 약4000...상비 8700억원....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아무튼 재인폭포는 주상전리가 확연히 보이는 곳으로 들러 보아야 하는 장소라고 생각하며 매운탕 집에서 운영하는 방을 4만원에 빌려 첫 날밤을 보냈다.

 

 


 

2018.7.6. 둘째 날

  

7. 고석정 & 직탕폭포

 

늦은 아침을 해결하고 대부분 몇 번씩은 가보았고석정에 향했다. 물이 많이 불어 강변에서 보트를 타거나 레프팅은 할 수 없었다. 임꺽정 동상에서 사진 한 장을 기고 10여분 거리에 직탕폭포를 가 보았다. 한국의 나이아가라라고 하는데 작은 자연산 물낙하지장맛비에 불어난 물들이 장관을 이루며 힘차게 낙되고 있었다. 볼만한 눈요기거리였다.

 

 

 

직탕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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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이동갈비

 

점심은 경기북부에서 꼭 가보아야 할 곳으로 자리 매김한 이동갈비로 정했다. 이동갈비집은 어릴 적 그러니까 50 년 전쯤 아버지 손을 잡고 와서 몇 차례 먹던 기억이 있는 느티나무가 집 한가운데로 솟은 느티나무집으로 정했다

반갑게도 주인은 젊은 사람들로 바뀌었어도 느나무는 세월을 간직한 채 건재한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이동갈비집이 그 때와 다른 점은 한우갈비가 미국산으로 바뀌었는 점이고 가격은 400g3만원이었다. 참고로 이동갈비에는 돼지갈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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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산정호수

 

그곳에서 차를 몰아 산정호수로 향했다. 명성산을 바라보며 자리한 산정호수는 김일성 별장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호수에는 바닥이 보이는 맑은 물이 가득 차 있었고 1시간30정도의 호수둘레길은 소화도 시킬 겸 훌륭한 산책공간이 되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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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백마고지

 

예전과 달리 아무런 군 통제 없이 철원 노동당사를 들다가 백마고지 안내판을 따라 전적비로 향했다. 노동사에서 10거리이내에 백마고지가 바라다 보이는 위에 백마고지 전적비가 있었다.

 

 

 중공군 14000여명과 아군 3400여명이 이곳에서 저 봉우리를 두고 격전을 치러 끝내 아군이 백마고지를 지켜냄으로써 철원평야의 일부를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인데 피아간 2만 명이 넘는 장병이 숨을 거두거나 부상당한  그 고지를 바라보는 내내 마음이 그렇게 무거울 수 없었다.

 

 

좌측 능선이 백마고지, 오른쪽은 철원평야

 

 

충혼탑에 새겨진 전사한 아군 장병들의 이름을 으로 쓰다듬으며 가슴 뜨겁게 감사함을 느꼈다. 전쟁은 무슨 이유이든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강해야 하고 싸우면 반드시 이야 한다. 패배주의나 사탕처럼 달콤한 온건 평화주의로는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대한 남아는 군복무를 해야 하고 무기를 극대화해야 하며 원자폭탄이 필요하면 개발해서 다른 나라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될 만큼의 국방력을 가져야 한다. 너무 매파스러운 건가?

 

군대 가지 않는 사람들에게 대체 근무를 시키겠다는 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나중에 봐야겠지만 소위 사회지도층 자식들이 대부분 꿰차고 앉지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나라는 유독 정계, 법조계, 고위공무원, 재벌 도층 아들들은 아픈 사람도 많다. 이참에 군대 다녀오지 않은 사람은 이유 불문하고 정계, 조계, 공무원, 재벌회사 취직까지도 차등 주는 것을 생 각 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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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고석정

 

산정호수에서 이번 여행을 마칠까 생각하다가 최북단 국토횡단으로 마음을 다잡고 다시 북쪽을 향해 고석정으로 내달렸다. 포천군까지 내려 갔다가 다시 철원군으로의 복귀이다. 고석정 모텔방에 여장을 풀었다. 방세 4만원 ,백반1 8천원 ... 식대가 관광지라 천원쯤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늘은 잔뜩 흐린 채 바람마저 세게 불었다. 지도를 놓고 국토횡단의 코스를 잡았다. 철원군 고석정 김화군 사창리 화천군 화의 댐- 양구 펀치볼 (해안) - 서화리 축선을 따라 남하해서- 인제 진부령 거진까지 강행군을 하기로 했다. 느낌그대로 민간인이 다닐 수 있는 최북단 도로를 이용해 서에서 동해로 국토횡단을 하는 것이다.  

 

 

2018.7.7. 셋째 날

 

11. 평화의 댐

 

수년 전 다녀간 평화의 댐이 아니었다. 이곳도 한탄강과 마찬가지로 북의 수공을 막기 위한 댐으로 1단계 공사에서 2단계 사가 마무리 된 상태였다.만약 1단계 공사로 끝났다면 전두환의 국민사기극이라고 주장하는 일부 사람들 이야기를 생각해 볼 일이나 높이를 2배로 높이는 2공사까지 한 것으로 보아 북의 금강산댐 수공 위력 주장은 나름 이유 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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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양구군 21사단

 

나는 21사단 백두산부대에서 소대장으로 근무했었다. 1981년 결혼생활을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방산을 나 동면 저수지에 도착해서 근 40년 전의 신혼살림집을 찾아드니 골목길은 찾겠는데 몇 채 없던 최전방 민간인 통제선 로 앞에,  집이라고는 몇 채 없던 한적한 마을은 간 데 없고 신축된 집들이 가득한 마을로 변화되어 있었다. 결국 찾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긴 채 40년전 기억속에 그 마을 떠나 해안(펀치볼)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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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해안 (펀치볼)

 

군 생활 때 펀치볼은 산 하부에 민간인 통제초소가 있었고 펀치볼(해안) 주민이 아니면 출입이 제한되던 곳이었다아침 먹고 행군을 시작하면 산허리쯤에서 점심을 먹고 어둑해지는 저녁때가 되어서야 산 정상에 도착하는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위의 분지였다.

 

세월 좋아서인지 지금은 누구나 통제 없이 그길을 따산허리에 오르면 펀치볼로 통하는 터널을 통해 순식간에 펀치볼 구릉지대에 도착하게 된다. 펀치볼은 세수대야 같은 넓적한 산 중앙을 주먹으로 꾹 눌러 놓은 분지 모양이다. 해서 625 때 미군에 의해 지어진 이름이다.  

 

지금은 대관령 일대와 더불어 대규모 고랭지채소 단지특산물은 뼈다귀 해장국에 들어가는 마른 무청이고 한 눈에 통제된 불모지, 극빈의 낙후지역이 생활수준이 높은 농촌으로 재탄생 되었음을 볼 수 있었다. 그곳에서 가볍게 초코바 하나로 점심을 때우고 서화리 축선으로 원통을 향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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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거진

 

원통에서 진부령을 향해 달리며 반쯤은 구름에 갖인 악산을 끼고 돌았다. 진부령을 넘자 동해안쪽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피로 누적으로 잔기침을 하며 거진항을 향해 나아갔다.

 

거진항에서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미사일이 장착 된 생긴 것만으로도 늠늠해 보이는 최신형 해군 함정이었다. 잠자리를 찾아 돌아다니다가 항구가 한 눈에보이는 덕위의 민박집을 구했다. 81세 다리가 불편한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사도 안 되고 작고 시설이 누추한 곳이었지만 할머니 돕는다 생각하고 두 말없이 선택한 잠자리였다. 바닷가와 부두가 한 눈에 보이는 작고 아담한 살림집에서 깊은 밤까지 항구의 낭만에 젖었다.


 

 

 

2018.7.8. 넷째 날

 

태풍 끝물로 먼 바다에 파도가 높아 항구에 정박중이배들이 새벽부터 조업에 들어간다며 아침 8시 전후어판장에서 경매가 이루어진다는 말을 들었다.

 

배가 들어왔다는 친구의 전갈에 7시경 부두로 달려 나갔다. 그곳에서 얼마 전 TV에 방영되었던 동해 방어 잡이 배가 만선 깃발을 달고 방어 하역 작업을 하고 있었다.

선장님 몇 마리나 잡았대요?”

“500마리 정도...”

외국인 젊은 선원들이 뜰채로 대방어들은 연신 커다란 망태기에 옮기면 배에 설치된 크레인으로 활어운송차옮기는 작업이 계속 되었다. 이 신기한 광경을 지켜보려고 나선 관광객들이 부두에 장사진을 치고 탄성을 질렀다.

 

대방어는 방어 중 1m가 넘는 놈들로 무게는 10kg넘게 나가는 최상품의 물고기이다. 사람들말로 대방는  kg3만원 정도로 클수록 비싸다고 했다.

 

선원들이 큼직한 놈들을 사정없이 배 바닥에 내동뎅이. 너무 많이 잡혀 그물과 자기들끼리 몸을 비벼 피가 벗겨진 놈들이었다죽은 놈은 1만원, 살아있는 놈은 2만원선장이 관광객들에게 큰소리로 외쳤다. 1마리에 30원짜리 금방 잡은 대방어가 관광객들에게 1-2만원에 날개돋인 듯 팔려 나갔다선장입장에서는 상품가치가 없는 물량을 처리해서 좋고 관광객들은 헐값에 싱싱한 대방어를 살 수 있어 모두 흡족한 얼굴 들이었다.   

 

 

 

 

우리도 1.2m짜리를 2만원에 사들고 선창에서 회를 떠주는 자리로 이동해 대방어 해체작업을 지켜보았다대방어는 너무 커서 회 떠주는데 2만원은 받아야 돼”  70세 넘어 보이는 할머니 두 분이서 아침을 거른 채 밀드는 방어회 뜨기에 짬이 없어 보였다.

 

이어서 혼자서 바다에 나갔던 작은 배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경매인이 나서 경매를 통해 고기에 가격을 정하고 낙찰 받은 중개인에게 관광객들이 물고기를 매입했다갓 잡은 자연산 광어,복어, 문어, 잡고기들이 양동이에 담겨 팔려 나갔다.

 

낯선 항구의 아침을 만끽하고 식사는 지난 밤 저녁으로 회를 먹고 매운탕은 싸가지고 와 햇반과 라면을 넣어끓여 먹었다. 경비도 줄고 그만한 아침식사가 더 없었다,

 

할머니 건강하게 사세요. 다음에 또 들릴게요.” 값 외에 돈을 더 드렸다. 사과, 수박, 참외도 냉장고에 넣어드렸다할머니는 감동을 받으셨는지 냉동고에서 말린 도루목을 바리바리 싸주며 서울가서 먹어보라고 했다.   하룻밤이지만 최신 숙박시설에서 담을 수 없는 정감 넘이별의 순간을 담고 다시 길을 떠났다. 할머니는 바람부는 항구의 언덕에서 우리차가

떠날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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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통일전망대

 

이승만, 이기붕, 김일성 별장이 있는 화진포를 기웃거리며 대진항을 거쳐 통일 전망대에 도착했다. 2017자전거 전국 일주를 하며 들렀던 곳이다. 더 오래전에는 금강산 관광을 위해 들렀던 곳이기도 하다. 금강산관광이 막히던 해, 운 좋게 가보았던 금강산의 상팔담, 만물상, 해금강이 선하게 되살아났다.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해금강을 바라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국토횡단을 마무리 했다.


바다쪽 돌산이 해금강

 

 

34일의 국토횡단 !

 

누구나 할 수 있는 도전이지만 아무나 쉽게 나서기는 쉽지 않은 길이다. 휴전선에 가까운 최전방 도로를 이용해 돌아 본 국토횡단... 자주 할 일은 아니지만 한 번은 꼭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