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철 금학산 (947m)
독고철 금학산 (947m)
2016.5.21 토요일 철원군에서 고대산, 각흘산, 복계산에 이어 마지막으로 올라야 할 산으로 금학산(947m)을 정하고 이른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었다. 7시40분 신철원행 시외버스를 동서울 터미널에서 탔다. 요금은 9700원, 소요시간은 2시간30분으로 차에 타자 마자 이어폰을 꼽고 잠을 청했다.
블러그에서 거론할 문제는 아니지만 근래 명예퇴직과 관련하여 직원들을 대하는 마음 아픔이 잠을 설치게 했다. 몇 주째 계속되는가 싶더니 스트레스로 남는것 같아 산에 오르며 마음의 평정을 찾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나선 길이었다.
신철원에는 10시30분 도착했다. 주말이어서인지 이른 아침부터 도로가 막히는가 싶더니 예정보다 훨 늦은 도착이었다. 한 낮 기온이 30도를 넘는다더니 바람 한 점 없는 철원평야는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었다.
금학산은 철원평야 동남쪽에 평야부와 맞대어 삼각형 모양으로 솟아 오른 가파른 산으로 평야부에 솟은 947m의 높은 산에 속한다. 기록에 보면 철원평야를 한 눈에 담을 수 있어 태봉국의 궁예가 이 산에 올라 건국을 꿈꾸었으며, 현대사로는 김일성 군대와 북쪽 철원평야 소유를 두고 한판 승부를 펼친 백마고지가 있다.
한 눈에 이 지역의 매우 중요한 군사적 요점으로 금학산과 백마고지를 지켰기에 온전한 철원평야를 가질수 있었다는 생각과 붉은 피를 흘리며 죽어간 옛 선인들의 숭고한 희생을 돌이켜 생각해 보았다.
12시가 다되어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삼각형의 산이란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게 급경사로 정상을 향한다는 뜻으로 30도를 웃도는 여름 날씨에 땀 꽤나 흘릴것이 예상되었다. 이런 날씨에 가파른 산을 오르는 기법이 있다면 빠르지 않게 쉼없이 정상까지 훌쩍 올라야 한다는 점을 상기하며 생각보다 가파른 정상을 향해 나아갔다.
우측 능선을 타고 오른다. 대부분 가파른 너덜길이다.
정상의 딱 절반 지점인 매바위이다. 눈아래 거침없이 철원평야가 펼쳐져 있다.
사진 윗쪽으로 산의 형태가 희미한 곳이 백마고지.... 철원평야는 생각보다 넓은 들을 가지고 있었다.
소걸음으로 바쁜 것 없이 정상까지 한 숨에 달려 올라 갔다. 곳곳에 군사적 요충지 임을 느낄수 있는 벙커와 참호 교통호가 거미줄처럼 몇 겹씩 산 정상을 감싸고 있었다.
정상은 출발한지 2시간15분만에 오를수 있었다. 3년전 동남아시아에서 제일 높다는 말레이지아 코타키나발루 (4095m)를 오를때와 너무 유사했다. 정상까지 한 번도 올름이 꺽이지 않고 무자비 하게 오르기만 했던 기억과 어쩜 그리 똑 같은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해외 원정중 코타키나발루를 계획하신 분이 있다면 두 말 필요 없이 금학산에 와서 연습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정상석
금학산 정상은 6사단 소속 장병들이 지키고 있었다.
정상에서 바라본 철원평야
산의 후면으로는 고대산이 계곡을 사이에 두고 솟아있다.
하산길 매바위에서
산행시작 3시간 30분만에 하산을 완료했다. 한가지 첨언하자면 급경사 너덜길 내리막이라 속도를 내면 순싯간에 내려올 수는 있지만 무릎과 허벅지에 무리가 따라 근육이 뭉치는 부담을 안아야 한다. 급경사의 산일수록 속도를 늦추고 무릎을 아껴서 하산을 해야 한다.
점심으로 가져간 빵 먹는 시간과 정상 사진 몇 장 찍는 시간을 감안하면 순 산행시간은 3시간을 보면 될 것 같다. 일행이 있다면 급경사 산행길 시간은 의미가 없다. 금학산은 오름이나 내림이나 중간에 꺽이는 곳이 없다
는 점을 기억하고 천천히 정상까지 쉼없이 내닫는다고 계획을 잡으면 좋을 것 같다.
15시 30분 하산을 하여 철원시내에서 늦은 점심 먹었다. 집에는 8시가 다되어 도착 할 수 있었다. 띠엄띠업 있는
버스 시간과 주말 도로 사정으로 그리 되었다. 그래도 철원군 고산을 모두 돌아 보았으니 행복하지 아니한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