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철의 운길산- 예봉산-천주묘원 종주
독고철의 운길산-예빈산
일찍 서둘렀다고 생각했는데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시간을 소비했다. 어차피 하루를 잡고 나선 길이었지만 잠시전 떠나간 지하철이 아속하기만 했다. 구리역에서 용문행 지하철은 휴일에 시간당 3편밖에 없다. 에누리 없이 한번 놓이면 20분을 대합실에서 기다려야 한다.
견우봉에서 바라 본 팔당호
2015년 11월에 완주한 서울 둘레길 증서를 서울시를 방문해서 1000만명 서울시민중 6799번째로 발급 받았다.
주말 등산객들이 70퍼센트는 되는듯 싶었다. 저렴한 교통비로 예봉산, 운길산, 부용산, 청계산, 벡운봉, 용문산까지 지하철을 따라 접근가능한 산이 많은 이유이다.
구리역에서 20분이 지나 한 무리 등산객이 호기롭게 예봉산을 오르기 위해 줄지어 하차 했다. 팔당역에서 운길산역까지는 대부분 터널로 팔당역을 출발 한지 채 5분도 걸리지 않았다. 기온은 영하 1도 한낮은 4도라고 하지만 바람이 불고 있어 체감온도를 감안한 복장으로 9시45분 운길산역에서 많은 등산객들에 섞여 역을 빠져 나왔다.
운길산에서 예봉산까지 종주는 수차례 오른 터이지만 오늘은 완전한 종주를 하겠다고 나선 길이었다.
통상의 종주는 운길산역 - 수종사 -운길산 정상 - 새재고개 -적갑산 -철문봉 -예봉산 - 팔당역으로의 하산한다. 나름의 완전한 종주는 예봉산에서 - 율리봉-예빈산 - 천주교 묘원까지 2시간 정도의 추가 산행을 하는 것이다.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과 휴일을 맞아 산행을 선택한 한무리의 미군들 속에서 운길산 스타트를 했다. 젊음이 보약인지 신바람 나게 앞서나가는 젊은이들의 힘찬 발걸음을 웃음으로 지켜보며 40=50대 사람들이 젊은이로 보이는 자신을 느끼는 것이 어색했다.
언제나 처럼 혼자의 발걸음으로 수종사를 향해 걸어 나갔다. 운길산은 북한강 강가에 있는 산으로 대체적으로 강가의 산들이 그렇듯 급격한 비탈로 정상에 이르게 된다. 출발해서 30분이 지나자 앞서 나가던 젊은이들이 가뿐 숨을 몰아 쉬며 휴식들은 취하는 모습이 보인다. 일행을 생각지 않아도 되는 혼자라는 자유로움에 그들을 뒤로 하고 수종사를 지나 운길산 정상까지 쉼 없이 올려 붙였다.
수종사
운길산을 가 보신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운길산역에서 택시를 이용 수종사까지 오를수 있고 택시에서 내려 양호한 비포장 길을 도보로 300m 이동하면 천년고찰 수종사에서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양수리 두물머리를 제대로 볼 수 있다. 하산때도 택시전화번호를 받아 두었다가 연락을 하면 (자가용도 수종사까지 오를수 있음) 운길산역까지 편안한 나들이가 될 수 있으며 수종사입구에는 열댓집 정도 장어구이집이 모여 있어 가족 봄나들이로 추천할 만하다.
정상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을 피해 한쪽 곁에서 뜨거운 차 한 잔과 빵 한 조각으로 첫 휴식을 취했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경사가 급하고 오르내림 없이 정상까지 계속 오르다 보니 처음에 오버 페이스를 하면 고생 좀하는 산이 운길산이다.
말굽 모양의 한쪽 끝인 운길산에서 내가 가야 할 산들이 꼬리를 물어 예봉산에 이르고 오늘 처음 시도하는 나만의 종주코스 율리봉과 예빈산 그리고 팔당댐 수면에 떨어지는 기나긴 종주길을 빵 한 조각 입에 물고 마음속에 새겨두었다.
11:30 운길산 정상을 출발했다. 운길산에서 새재고개까지는 크고 작은 봉우리 5개를 넘어야 한다. 이름하여 새우젖고개이다. 12:45 새재고개에 도착했다. 운길산 정상을 출발한지 1시간 15분이 소요되었다. 새재고개에서 예봉산으로 오르기 위해 다시 능선까지 오름이 있다.
13:00 새재고개에서 적갑 예봉산 자락 능선에 올랐다.운길산 정상까지 3.5km, 예봉산 정상까지 3.7km이다.
적갑산을 지척에 두고 점심으로 준비한 김밥 한줄과 뜨거운 차를 마셨다. 운길산 정상에서 적갑산에 이르기까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소나무 고목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손바닥만한 거북 등껍질 같은 소나무 껍질을 두른 아름들이 소나무들이 각자의 절묘한 모습으로 등산로를 따라 산재해 있다. (기회가 되면 관심있게 보시기 바람)
호젖한 걸음을 세우고 萬古風霜 인고의 세상을 지켜온 나무신께 정숙한 마음으로 어머니와 가족, 지인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해달라고 마음을 다해 기도드렸다.
한 떼의 사람들이 적갑산을 차지하고 있다.
13:45 적갑산 정상을 통과 했다. 예봉산에서 적갑산을 통과 새재고개나 운길산으로 가는 등산객들이 제법 꼬리를 물고 등산로를 메웠다. 아무리 봐도 산의 주인은 40대에서 50대까지 사이의 장년들이 아닌가 싶다. 하기는 나도 그때 산을 제일 많이 다녔던것 같다. "참 좋을때다." 그런 말을 자연스럽게 내뱉는 나이가 되고 말았다.
14:05 철문봉으로 가던길에 활공장을 통과했다. 바람이 불어 하늘을 나는 꿈을 가진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3만불 시대의 대한민국 답지 않게 주인없는 누추한 비닐하우스만 바람에 날렸다. 양성화 해서 제대로 대피소나 휴식공간을 만들든지 아니면 무허가 비닐하우스를 철거하든지 해야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 비닐하우스는 운길산 정상 바로밑, 활공장, 철문봉, 예봉산에 임시 거처가 아닌 모습으로 꼴사납게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단속을 해야 할 남양주시도 문제이지만 비닐하우스 주인장, 그 비닐하우스에서 막걸리 라면을 먹어대는 수준 떨어지는 사람들이 있기에 비닐하우스가 성업을 하는 것 아닐까? 하기는 세상은 수준 높은 사람들만의 것은 아니니 유아원부터 공중도덕에 대한 교육을 잘해야 훗 날 선진국이 되는 것 아닐까 싶다.
14:40 예봉산 정상
예봉산에서 바라 본 운길산 (발굽의 2/3는 돌았다)
예봉산에서 바라 본 예빈산과 팔당호....갈 길이 멀다.
철문봉을 돌아 예봉산에 올랐다. 사진 몇 장 남기고 부지런히 먼발치 보이는 마지막 봉우리로 예빈산을 목표로 길을 재촉했다. 봄에 예봉산에 오면 불편한 점이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몰라도 예봉산 정상에서 벗나무 쉼터까지 검정색의 진흙뻘 길이다. 오르기도 내려가기도 진흙길에서 줄줄 밀리면서 산행을 하게 된다.
문제는 서울권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다 보니 진흙 뻘길을 피해 숲으로 길을 자꾸 만들게 되고 갈 때다 넓어지는 민둥산 뻘흙 범위를 안티짭게 바라봐야 한다는 점이다. 남양주시에서는 예산부족의 문제도 있겠지만 사용자가 대부분 지하철을 이용한 서울사람인 점을 고려하여 서울시와 협의하에 계단화하는 예봉산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행하야 한다고 생각한다.
15:05 율리봉에 올랐다. 율리봉 정상에서 율리고개까지는 경사가 급한 내리막 길이다. 15:30 율리고개에 도착했다. 이곳은 팔당역으로 하산할 수 있는 마지막 분기점이기도 하다.
산행을 시작 한지 5시간 20분이 지났다. 앞으로 남은 구간은 직녀봉 -예빈산 -견우봉 -승원봉으로 이어져 팔당댐 인근으로 떨어지는 코스이다. 율리고개에서 더운 물 한잔과 비상식 빵 한 조각을 마지막 간식으로 먹고 길을 나섰다. 급경사의 직녀봉을 올라 16:00 예빈산에 올랐다. 좀 가파르긴 했지만 높지 않아 그리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16:00 직녀봉을 지나 예빈산 정상
16:22 견우봉에서 바라본 두물머리...양수리를 기점으로 사진 좌측처럼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난다. 두물머리 전망 최고의 명당이다
16:20 견우봉을 지나 팔당호와 두물머리를 가장 아름답게 바라 볼 수 있는 곳까지 진행했다. 사진 뒤쪽의 승원봉만 넘으면 팔당호에 도달하게 된다. 율리고개에서 직녀봉-예빈산-견우봉- 승원봉-천주교 묘원까지는 그리 잘알려져 있는 코스가 아니다. 산은 높지 않으나 기상이 넘쳐 가파름이 심했고 능선은 팔당호 수면을 향해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산의 생명을 다해갔다.
승원봉을 지나 드디어 끝이 없어 보이던 천주교 묘역 산꼭대기 초입에 17:00 당도했다. 출발점에서 7시간15분이 지났다. 천주교 묘역의 느낌은 능선까지 바싹 묘를 쓴 것 까지는 이해가 되었는데 높고 전망이 좋은 위치의 묘지와 평범한 묘지와의 규모와 석물등에서 차별이 느껴졌다. 또 자손들에 의해 관리되는 묘지와 그렇지 못한 오래
된 묘지는 확연하게 차이가 있었다.
이곳도 망우리 공동묘지와 별반 차이 없이 빈부의 격차나 신분의 격차(신부와 신도), 자손의 관리 여부에 따라 죽어서도 구별되어 진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꼭대기까지 급경사의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었다.
17:20 드디어 급경사 천주교묘원으로 하산하여 버스가다니는 도로로 나왔다. 나를 제일 먼저 반겨준것은 어디서 나쁜 풍습이 들어왔는지 다리 교각부에 스프레이로 "진희야 사랑해"라고 낙서한 것이었다.
진희를 얼마나 사랑했으면 ...쯧쯧 낙서 문화는 사라져야 합니다.
운길산에서 조안면 천주교묘원 입구까지 산행을 정리해보면 크고 작은 봉우리가 16개였고 대부분은 깔닥고개를 연상할 만큼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종주산행을 즐기는 편이지만 쉽지 않은 구간임을 자인한다. 간단히 이 코스를 즐기실 분들을 위헤 정리해 본다. 홀로 산행 기록이고 천천히 걸었으나 식사와 간식시간을
제외하고 휴식시간을 갖지 않았음을 참고 바란다. /끝
운길산역 - 수종사 50분
수종사 - 운길산 정상 40분
정상 - 새재고개 1시간 15분
세재고개 - 적갑산 1시긴
적갑산 - 예봉산 55분
예봉산 - 율리고개 50분
율리고개 - 예빈산 30분
예빈산 - 견우봉 20분
견우봉 - 버스정류장 1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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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산행시간 7시간 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