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둘레길 걷기

독고철의 서울둘레길 (석수역- 양재동)

독고철 2015. 11. 2. 15:31

 

 

독고철의 서울둘레길 걷기 (석수역-양재동)

 

  

2015.11.01  7일차

 

11월 첫 날이라고는 하지만 아침 서울의 기온은 영상 2도로 바람까지를 감안하면 초겨울 날씨와 같았다. 아침을 서둘러 광장동 집에서 지하철로 1시간 넘게 투자하여 안양 초입인 석수역에 9시10분 도착했다.

 

 

 

석수역을 나서며

  

 

석수역에서 왼쪽으로 나가 이 다리를 건너면 둘레길의 시작이다.    

 

 

둘레길은 삼성산을 오르며 시작된다. 다 아시겠지삼성산은 서울대 골짜기를 두고 무너미고개를 경로 관악산과 삼성성이 마주보고 있다. 육교를 내려서 등산객들이 줄을 잇는 푸르지오 아파트 단지를 끼고 산쪽으로 향하면 5분 안에 삼성산 일부인 호암산 입구에 도달하게 된다. 산에 오르는 코스는 정하기 나름이지만 호암산은 지하철1호선 석수역에서 가깝고 산이 그리 높지 않으며 토양이 비옥하여 숲을 이룬 나무들 키가 유별나게 훌쩍 컷다. 

  

 

제대로 갔다면 만나는 이정표

 

9시20분 이정표를 통과하여 호암산 정상방향이 아닌 서울둘레길로 들어섰다. 대부분 사람들이 정상을 향하고 둘레길로 가는 사람은 나 혼자 뿐인듯 싶었다. 호젓한 낙엽 쌓인 길을 걸으며 근 40년 산에 오르면오로지 정상을 정복하고 장시간 종주 산행을 해산에 오른 성취감을 느낀다고 생각했었는데 서울 둘레길을 시작하며 빠르지 않은 느긋한 걸음걸이와 사색하듯 산과 숲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함께 알게 된 다.

 

잘 정비된 둘레길을 따라 작은 업다운에 살짝 땀을 훔치며 서울대입구까지 50% 거리에 해당하는 호사에는 1시간 30분이 지난 10시40분 도착했다. 호암산이 호랑이의 형상이라 화를 막는다는 의미로 세워진 절이다. 이 절까지 승용차 도로가 연결되어 있어 많은 지역 주민들이 절 주변에서 가벼운 복장으로 늦가을 낙엽지는 자연정취를 만끽하고 있었다.

  

 

호암사

  

 

이 절을 지나며 우측 봉우리는 삼성산 깃대봉이다. 절 주변을 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 인적이 끊기고 오가는 등산객만 가끔 만날뿐 간발의 차이로 적막이 찾아온다. 석수역에서부터 삼성산이 끝나는 서울대 입구까지 둘레길을 정리해보면 우선 높지 않은 약간 땀이 날 정도의 업다운이 대부분 길로 연결되어 있다. 

 

정결하게 잘 정비된 산책로를 걸을수 있으나 호암사까지 인접한 도로의 차소음에 호젖한 산책을 방해 받는다는 느낌들었고, 석수역에서 서울대입구까지 3시간 동안 정기적으로 계속되는 비행기 나는소리가 무척 신경이 쓰였다. (해결방안 없는 소음문제)  한마디로 표현하면 서울 둘레길을 잘 정비되고 코스도 훌륭했으나 너무 낮은 곳에 둘레길이 있어 자동차 소음이 심했고 하늘에는 항공노선이 있어 익숙하지 않은 항공소음에 불편함이 있었다. 

  

 

서울대 입구에서 20여분 올라가 우측으로 서울둘레길 가는 이정표와 물레방아가 있다. 이 길로 오르면 서울둘레길이기도 하고 삼막사로 가는 삼성산 입구이다

  

 

서울대 입구 (뒤로 관악산이 보인다) 

 

 

석수역에서 3시간이 지난 12시경 서울대입구에 도했다. 쉬지 않고 천천히 걸은 탓에 점심겸 휴식시간을 가졌다.  점심으로는 바나나1개와 빵 한조각...서울둘레길 사정이 어디나 비슷하지만 중도에 가게나 음식점은 거의 없다.

 

20분정도 휴식을 취하고 신림동으로 넘어가는 언덕을 거의다 올라갈 무렵 보도블럭에 잘 표시 되어있는 방향 진행표는 낙성대 방향으로 산 쪽을 가르키고 있었다. 낙성대는 관악산 줄기이다. 고려말 거란군을 청천강 전투에서 무찌른 명재상이며 장군인 강감찬장군의 태어난 이 낙성대이며 강장군이 태어나던 시간 장소로 별이 떨어졌다 해서 낙성대라고 했다.

 

관악산 주봉 바로 밑이고 뱀이 또아리를 틀듯 한 눈명당자리 임을 알 수 있는 그곳에 강감찬 장군의 사당과 말을 타고 호령하는 동상이 있다. 사당에 들러 향을 불사르고 묵념을 드렸다.

 

사당을 끼고 우측 산길로 들오서면 사당역까지 관악산 줄기를 3부 능선쯤에서 횡단하게 된다. 오전과 달리 비행기, 자동차 소리도 들리지 않으며 삼성산보다는 좀 크고 넓고 높은 고즈넉한 산길을 관음사까지 걸을 수 있다.

사당역에는 서울대입구에서 2시간이 지난 14시30분 도착 할수 있었다. 석수역부터는 약 5시간 20분이 소요 되었다. 참고로 걷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며 당일 나의 속도는 시간당 3km 정도로 걸은 것 같다.   

 

사당동 순복음 교회 대학원 앞으로 나와 길을 건너서 다음 구간인 사당-우면산-양재 방향으로 진행했다.우면산은 예전에 다녀본 길로 등산로와 산책로가 함있는 서울둘레길중 손에 꼽을 명품길이다.

  

우면산길은 보기드문 양질의 흙길 산책로로 경사가 완만하고 산책로 폭도 거의 3m나 될 정도로 넓었으며 그곳에 자라는 나무와 숲은 강원도의 울창함과 견줄만한 자태를 하고 있다. 굳이 흠을 잡자면 산의 높이가 낮고 숲이 울창해 도시를 바라보며 걷는 시각적면에서 조금 부족한 산이지만 그 부족함은 숲의 건강함과 푸근함으로 얼마든지 커버하고 남음이 있는 산이었다.

 

우면산이 끝나는 곳은 양재시민의 숲공원내 작은 어린이 놀이터 였다. 보도에 찍힌 둘레길 표시를 따라 양재천으로 다시 구룡산이 있는 양재 IC 까지 걸었다. 시계는 6시를 가르키고 있었고 날이 어두워 걷기를 중단해야 했다.

9시간을 걸었지만 지쳤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발바닥이 뜨겁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예정된 코스를 마치며 한껏 기분 좋은 어둠을 맞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