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철의 서울둘레길 (가양-석수)(화랑대-광나루)
독고철의 서울둘레길 걷기
2015.10.09 5일차 (가양-석수)
가양동 하천뚝 고수부지 통과 박스
20년전만 해도 안양천은 생활하수로 오염된 청계천과 더불어 서울의 대표적 오염 하천이었다. 멀리 안양 도심과 공장을 통과하면서 오염된 하천은 영등포 구로공단 문래동 도림동등 공장지대의 폐수가 유입되면서 목동 아파트 단지를 지날때쯤이면 도저히 물고기가 살수 없는 시커멓고 심한 악취에 가까이 가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던 오염된 하천이었다.
그때는 환경오염으로 한강에서 기형물고기가 잡히고 한강에서 잡은 물고기는 절대 먹지 않는다 라고 살았던 시절이었다. 공장에서는 장마철만 되면 누구나 할 것 없이 폐수처리비용을 아끼려는 업주가 폐수를 한강에 죄의식 없이 버리기 일수여서 그야말로 한강물을 정수해서 마실수 있는 물인가에 대한 논란이 한동안 계속되었다.
정부차원에서 한강살리기가 시작되었다. 시민들과 한강수계 국민이 두팔을 함께 걷어 붙였다. 폐수를 무단 방류하면 엄벌에 처했고 한강수계에서는 축사 배설물 관리를 엄하게 단속했다. 또 제초제등 농약 사용을 완전히 중단 시켰고 천만명 시민들이 사는 서울에서는 한강을 따라 우오수배관을 완성하여 오염된 물을 별도로 모아 하수처리장에서 새로운 생명수로 바꾸어 한강에 흘려보냈다.
그런 20년이 지나고 나는 한강을 보며 한강의 기적이 다시 한 번 이 땅에 일어났구나 항상 감탄해 마지 않는다. 한강이 오염된 강에서 누구나 한강물과 함께 거부감 없이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은 영국의 템즈강이 죽은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재탄생 했듯 하나의 커다란 기적이다라고 보아야 한다. 이는 정부와 국민, 서울시민들이 한마음으로 한강을 살려 낸 기적의 원천이며 한강을 오염의 강에서 생명의 강으로 재탄생 시킨 말없는 애국자라는 말이다.
이후 환경에 대한 지역민들의 의지가 전국 각지에서 불같이 일어났다. 국민 모두가 환경의 파수꾼이 되고 강을 오염으로부터 구해 후손에게 물려 주어야 한다는 국민적 운동이 그것이다. 대표적인 강이 울산의 태화강이다. 죽음의 강에서 1급수에서 산다는 은어가 사는 강으로 울산시민과 지방공무원들이 함께 만드러 낸 쾌거이고 지역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그런 기적 같은 일이 2015년 10월 안양천을 걷고 있는 내 눈 앞에 확인되고 있었다. 믿을 수가 없어 보고 또 보기를 그러다가 고개를 숙이고 가슴이 먹먹해 짐을 느껴야 했다.
계곡에서나 볼수 있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멀리 아파트군이 목동이다
안양천에는 바닥이 훤히 보이는 맑은 물에 잉어와 피래미가 물살을 가르고 있었고 다리가 긴 외가리는 한 발로 중심을 잡으며 피래미 사냥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하천변 고수부지에도 주변의 시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모습으로 텐트 치느라 분주한 모습 이었다. 안양천을 살려낸 정부와 안양천 주변 국민들께 찬사를 보내고 싶다.
자 그럼 5일차 서울둘레길을 떠나보기로 하자.
2015.10.9 한글날을 맞아 8시 10분 가양역 4번 출구에서 둘레길 6코스에 나섰다. 지도상으로 한강 고수부지와 안양천 뚝방길을 걸어 안양 석수역에 이르는 18.1km로 예정시간은 5시간이었다.
4번출구를 나와 둘래길 표시가 끊어지더라도 한강방향으로 직선으로 걷다보면 강변도로 아래로 주민들을 위한 길거리 공원이 나온다. 공원 중간 통로로 들어서면 간혹 둘레길 리본 표지를 보며 걸을 수 있다. 20분쯤 걸으면 표지판이 나오는데 직진으로 되어 있다. 아무 생각없이 직진하면 염창동까지 걷게 된다. 이 길을 2번이나 왕복하고서야 표지판 있는 곳에서 강변도로 통로박스가 통과하는 한강 방향으로 90도 꺽어 들어서야 함을 알게 되었다. 20분을 헤매다가 통로박스를 통과했다 초장부터 김 뺌는 알바를 한 셈이다.
헷갈리는 진입로이다.
상류쪽으로 여의도가 역광으로 검게 보인다.
한강과 안양천이 만나는곳 이정표
9시정각 한강과 안양천이 만나는 지점을 통과 했다. 석수역까지는 15.3km이 남았고 헷갈리는 바람에 2.8km를 1시간 동안 헤맷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자전거로 낙동강 홀로 종주때 느낀 것이 있다. 언덕을 오를 떼 어려움도 있지만 시원스레 내리막길을 달리는 즐거움이 있어 지루한 틈을 느낄 여유가 없었는데 구미에서부터 대구에 이르는 5시간 이상의 강변 뚝방길 라이딩은 지루함을 이기는 것이 가장 힘든 과정에 하나였다. 어쩌면 변화없는 일상의 생활속에 현대인들이 일탈을 꾀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중년의 남녀가 로멘스를 추구하는 것도 단조로움에서의 탈출이라는 생각을 하며 역시 인생은 변화속에 희노애락을 느끼며 한 세월 사는 것이다. 그렇게 단정해 본다.
안양천의 변화에 대한 느낌은 서두에 거론하였고 잘 정비된 영등포둘레길을 따라 남쪽으로 향했다. 서울 둘레길은 강변뚝방길 상단에 있어 차량소음에 피곤함을 느꼈고 영등포둘레길, 구로둘레길등은 하천쪽 뚝방 중간쯤에 위치해서 나름 쾨적함이 있었다. 서울이나 구청둘레길 모두 같은 방향이므로 구청둘레길을 걷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안양천 물이 정화된 탓일까 ..목동 신시가지가 달라보였다
고척동 돔 야구장 (1호선 구일역 인접)
꽤나 오래 자리를 지켰을 뚝방길 벗나무들로 여의도보다 벗꽃 터널길이 되면 나을 것 같았다.
9시45분 목동 야구장을 지나 신시가지를 통과했다. 고척동 돔 야구장 앞을 10시45분 통과했다. 다음은 독산동을 지나 광명대교를 지났다. 지나는 대부분의 길은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있었다. 13시 1차목표인 석수역에 도착했다. 가양역 출발후 5시간이 지났다. 길들이는 중인 등산화 탓인지 아스팔트를 5시간 걸은 탓인지 오른쪽 복숭아뼈가 부어 오르고 통증이 심했다. 오후에 5구간 낙성대까지 걷겠다는 마음을 접고 집으로 향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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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1 일요일 6일차 (화랑대-광나루)
토요일 오락가락하는 빗속에 나서려던 걷기를 포기하고 거실 마루 페인트 칠하는 일로 하루를 보냈다. 은퇴하면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무료하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었다. 저녁시간 오랜만에 섹소폰 불기로 기분전환을 할 수 있었다.
아침이 밝기를 기다려 둘레길로 나섰다. 당일 코스는 2코스로 화랑대에서 5호선 광나루역까지였다. 총연장 18.4km 5시간 30분 예정된 코스였다. 6호선 화랑대역 2번 출구로 나와 큰 길을 건너면 2코스 출발점이 된다. 신내동 아파트 단지를 외곽으로 끼고 도는 소하천길을 따라 8시30분 출발했다.
태능 소하천길 코스모스가 반쯤 시들어 있었다. 가을이 깊어졌음이다.
신내동아파트촌을 지나면 양원역까지 주택가 길을 따라 차도 갓길을 걷게된다. 출발한지 50분이 지나 양원역에 다다른다. 이렇다할 재미보다는 한적한 도시 한귀퉁이 골목길 따라 보도 위를 걷는 길이다. 중랑캠핑 숲을 지나 망우리고개 큰 도로를 건너 망우리공동묘지 관리 사무소에 10시10분 도착했다. 화랑대 출발점에서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양원역
망우리 공동묘지 관리사무소
그것을 지나 산 방향으로 200m 이동하면 2개의 갈림길이 나온다. 한 많은 길이어서인가 가을 부슬비가 간간히 뿌린다. 아스팔트로 되어 있는 망우리 공동묘지 순환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용마산 깔닥고개로 이어지고 서울둘레길뿐 아니고 서울을 싸고 있는 산중에서 유일하게 한강을 길게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아차산길을 걷게된다.
역시 최고의 트레킹 코스이다. 내가 광장동으로 이사오기를 작정하면서 5분이내에 아차산에 오르고 5분이내에 한강고수부지에 나서며 5분이내에 5호선 지하철에 오를수 있는 그것만으로 나는 광장동에 자리를 잡았고 지금껏 13년을 살면서 후회해 본 적이 없다.
7코스 앵봉산 봉산에서 그랬듯 봉우리 능선을 타고 관리사무소를 지나 트레킹을 마쳤다. 8시30분에 출발하여 망우산 용마산 아차산 구간 2시간30분을 보태 4시간만에 걸을 수 있었다. 역시 아스팔트나 보도를 걷는 것보다는 조금 숨이 차도 산의 흙길을 걷는것이 피로도에서나 행복지수에서 높은 것 같다.
다음은 석수역에서 시작하는 관악산 걷기 5구간에 나설 참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