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철-곽방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4부
독고철- 곽방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4부
(2014.12.22-12.30)
2014.12.25 (4일차)
전날 거리에서 마주치는 서양인들 인사가 메리크리스마스였다. 그렇다. 아무 생각 없이 보낼 뻔 한 크리스마스이다.
네팔은 125개 종족 115개의 언어를 가지고 불교가 국교이나 인도의 영향으로 힌두교의 세력도 만만치 않은 곳이다. 티벳과 히말라야를 경계로 두고 있어 “옴마니반메흠”하는 티벳 불교도 곳곳에서 그 자취를 볼 수 있었다. 전통 음식으로는 우리나라 비빔밥을 연상케하는 달밥이 있고 포터들 먹는 식탁을 기웃거려보면 밥에 카레를 얹어 오른손으로 섞어 먹고 있었다.
6000m 이상을 마운틴이라 부르며 그 숫자가 약300개라고 한다. 그 이하는 힐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물론 히말라야에는 8000m 이상의 최고봉들도 16개나 있다. 우리나라는 겨울철이면 낮은 산에도 눈이 쌓여 있는 것에 반해 히말라야는 위도가 적도에 가까운 아열대 지역으로 3000m이상에서 눈이 오고 쌓인다고 한다. (백두산 2750m)
네팔에 가면 만국 공통어가 “나마스데”이다.
“나마스데”란 말의 뜻은 가이드 해석으로 “내 안에 있는 신이 당신 안에 있는 신에게 인사드립니다.“라는데 인터넷을 찾아봐도 똑같은 답을 적어 놓은 곳이 없다. 아무튼 그리 멋지고 순수한 인사가 또 있을까 싶었다.
"나마스데"
5시 모닝콜, 6시 식사, 7시 출발의 일정이 계속 되었다. 당일 일정은 시누와 2360m - 도반 2600m - 데우랄리 3220m 였다. 아침 기온은 8도였고 한 낮 기온은 18도였다. 여름 등산복에서 가을 등산복으로 갈아입었다.
여전히 태양은 10시를 넘겨야 따뜻한 빛을 내주었고 고도를 높일수록 발걸음은 더뎌지기 시작했다. 벼농사를 위주로 하는 계단식 논은 2500m에서 한계점을 맞는 듯 했다. 이후 2700m까지 열대지방의 밀림을 연상케 하는 울창한 나무숲이 산과 계곡을 메우고 있었다. 그러나 2700m를 넘어서면 허리가 휠 듯한 가는 오죽 (검정대나무) 숲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드디어 3000m 가까워지면 황량한 돌산이 설산까지 길을 인도 했다.
밀림과 진배없다
히말라야식 이마로 짐지기 시범에 나선 추남선생.....산이라고는 생전 2번째인 사람이 88하니 신기한 일이다. 지금쯤 이분은 무릎이 아프고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고소증이 와서 노란 얼굴색을 하고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대단한 추남 88하네. 뒤로 마차푸차례봉이 보인다.
뱀브 게스트 하우스여서인가 주변은 허리가 가늘한 대나무 숲이었다
추남의 피곤한 모습이 살짝 보인다.. 몽사도 물론 피곤....
이곳에 온 일행 9명은 대부분 1년 전부터 체력준비를 해온 분들로 하루 종일 걷고 한 숨 자고나면 아무런 문제 없이 또 다시 하루 종일 걸을 수 있는 정도의 체력은 준비된 분들이었다. 말로는 쉽지만 적어도 한국에서 1박2일 지리산 종주를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말과도 같다.
날고기 반입 경고 간판
이곳부터는 소, 닭, 돼지 생고기를 가지고 들어가면 화를 당한다 "마차푸차레"산이 네팔 신들의 산이기 때문이란다. 덕분에 나는 가지고 간 육포도 먹지 못했다
뒤로 보이는 마차푸차례봉.....정상은 현위치에서 수직 높이로
3500m는 더 올라야 한단다
히말라야 롯지
2900m 히말라야 롯지
드디어 눈이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구름 뚫고 올라왔다
주변의 산들은 6천에 가까운 산들이다.
사진은 이렇지만 수직 높이가 현위치 기준 최소 3000m 높다
실제보면 하늘이 막힌듯 하다
고도를 높이면서 걱정했던 고산증세로 힘들어 하는 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날은 예정된 트레킹 시간인 8시간을 훨씬 지나 11시간만인 저녁 6시에 데 우랄리에(3230m) 도착했다. 고도 때문인지 곳곳에 눈들이 보이고 얼음이 롯지 마당에 얼어 있다.
데우랄리 롯지 도착 3200m, 겨울 복장에 장갑도 두툼하다. 며칠새 여름, 가을, 겨울 산행 준비 때문에 포터들에게 짐을 운반하게 된다.
하산길 데우랄리 롯지 3200m 다이닝 룸 가장 좋은 곳에 가지고 간 기념기를 걸어 놓았다. (나중에 다녀갈 후배들을 위한 몽사의 선물)
고산증은 겪어 본 사람만이 그 고통을 알 수 있겠지만 잠시 소개하면 속이 메식거리고 구토를 하게 되며 온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 가눌 수 조차 없게 된다. 호흡이 빨라지고 걷기를 포기해야 할 정도로 정말 끔찍한 몸에 반응이다. 이는 산을 잘 타고 못타고, 체력이 있고 없음의 문제가 아니라 몸의 컨디션에 따라 산악대장도 생길 수 있는 것인 고산병이다.
예방법은 없으며 단지 비아그라로 혈관을 확장하고 산소공급을 원활히 해주어 대비 한다고 하나 확실하다고 인정된 바는 없다. 또한 고산병이 오기 전에 복용해야지 일단 온 후에는 무용지물이라는 설도 있다. 나 같은 경우 3230m 데우랄리에 도착해서 비아그라 100미리 반알을 저녁에 먹고 잤고 아침에 일어나 다시 반알을 먹었다. 마음에 위로인지 그다지 효험이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경중은 있으나 누구에게니 오는 고산증이니 말이다.
고도 탓인지 호흡이 가빠 2시간 정도마다 잠을 깨야했다. 모르긴 해도 일행 모두 그런 밤을 보냈으리라 생각된다. 11시간 강행군후 초저녁부터 피곤에 쩔어 있었음에도 깊은 잠과 얕은 잠사이에서 아침이 밝기까지는 산소가 부족함인지 벌떡 일어나 심호흡을 하고 다시 잠을 청하는 토막잠으로 밤을 지샜다./ 4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