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독고철- 곽방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3부

독고철 2015. 6. 30. 14:46

 

독고철- 곽방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3부 

(2014.12.22-12.30)

 

 

 

이제 설산의 봉우리들이 보인다. 

 

 

2014.12.24 (3일차)

 

2번째 날이다가이드 말로는 일정중 고도를 오르내리는 힘든 날이라고 한다아침기온 8한낮은 20도 이상이라며 전일과 동일한 여름복장을 입도록 권했다당일의 일정은 란드룩 1565m - 촘롱 2170m -시누와 2360m로 란드룩에서 산아래 계곡까지 내려갔다 다시 가파른 산으로 올려붙이는 코스였다.

 

모닝콜은 현지식이었다한 밤중부터 빛을 기다리다 잠시 잠든 새벽 5시 보조 가이드가 달콤한 목소리로 아침을 알린다. “굿모닝 썰” 문을 열어주면 밀크가 섞인 뜨거운 홍차 한 잔을 내민다그렇게 전 일정동안 아침을 시작하는 것이다.

 

바쁘게 잠자리를 정리해서 다시 카고백에 넣고 양치질과 아주 가벼운 고양이 세수로 아침을 서두른다뜨거운 고향맛 국과 함께 식사를 마치면 누룽지를 끓여 한 그릇씩 추가로 먹게 되고 인도산 인스탄트커피와 홍차녹차를 일행들에게 과일 한 조각과 함께 내왔다.

 

 

이국 만리에서 순한국식 비빔밥 식사는 대단한 호사였다. 럭셔리한 트레킹을 준비한 네팔 회사에게 감사드린다. 

 

 마치 영화에서나 봄직한 유럽의 귀족과 같은 대우를 으며 정말 조국은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코끝이 아리했다우리나라 전쟁의 폐허에서 오늘이 있기까지 지금 50-80대의 고단한 인생과 그 분들의 피나는 노력이 오늘 이 자리에서 별 차이 없던 네팔의 국민들에게 이런 귀족대접을 받게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진실되게 우리 선대 어른들께 감사하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보시오 젊은이들!

 

        세상이 천지개벽 했다고 말하지 마시오.

        노인들이 서울시청 몰려오지 못하게 에스

        컬레이터 없애버리자고 말하지 마시오.

        늙으면 빨리 죽어야 한다고 말하지 마시오.

 

        이 나라가 여기까지 오는데 젊은이들

        당신들은 무슨 공헌을 했는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시오.

 

        늙은이들의 고단한 삶이 없었던들 결단코

        젊은이가 누리고 있는 풍요함과 위상은

        있을 수 가 없는 것이라오.

 

        모르긴 해도 네팔에서 짐을 져 나르는

        모습이하인처럼 살아야 하는 모습이,

        젊은이 바로 당신이었을 수도 있었다는

        말이오.

 

        부모가 없으면 자식이 있을 수 없듯 종묘

        공원 자리 펴고 누운 그분들이 있었기에

        오늘에 젊은이가 있는 겁니다.

 

 

란드룩부터 계곡으로 내려가며 계속해서 설산을 보며 걷게 된다얼마전 텔레비전에서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필리핀 계단식 논에 대한 영상을 본 적이 있다그곳은 열대지방에서 농토가 모자라 산족들이 한 뼘의 땅이라도 확보하려고 수백 년동안 계단식 논을 만들어 살아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네팔은 어떨까?

한마디로 필리핀보다 원초적으로 더 그렇게 밖에 살 수 없는 삶의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전날부터 촌락과 학교가 족히 1500-2000m 높이에 형성되어 있고 계곡을 향해 끝도 보이지 않는 계단식 논이 되어 있는 곳이 상소롭지 않았다.

카메라 샤터를 누르면서도 왜 이곳에 이런 계단식 논이 끝없이 펼쳐지는 것일까깊기는 하지만 분명히 의 아래에는 물이 있고 계곡주변에는 비옥한 경작지가 있을 텐데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산이 이렇 논으로 물결쳤다

  

 

고산 지대의 노을이 진다. 양쪽 벽사이로 태양이 사라지는 느낌이다.

 

 

란드룩에서 계곡으로 향하며 그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었다계곡에 들어서자 예상대로 비옥한 넓은 초지가 눈에 들어왔다그러나 예상과 달리 사람들이 사는 집과 농토는 구경 할 수 없었다.

동행하던 추남이 정답을 알려 주었다. 산이 높아 태양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적기 때문에 작물을 키울 수 없는 것이오.”

그러고 보니 1030분이 되어서야 계곡에서 태양빛을 느낄 수 있었다오후에는 3시를 넘기자 태양빛이 사라져 버렸다그래서 이곳 사람들은 산비탈 1500m에서 2500m사이에 계단식 논을 수백년전부터 일구고 겨울이 없는 그곳에서 2모작 (아열대 기후벼농사를 한다고 한다. 백두산 꼭대기에서 농사를 짓는 셈이다.

 

다행이 산들이 높고 우기철 잦은 비로 농사 짓는데는 려움이 없어 보였으나 이런 곳에서 태어나 가끔 지나가는 여행객들이나 보면서 아무런 생각없이 살다가 어느 날 죽음을 맞게 되는 인생이라면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싶었다.

 

뉴부리지라는 긴 출렁다리를 지나 촘롱까지는 매우 가파른 경사길과 계단을 올라야 했다그러나 우리나라 깊은 산길을 가는 것이 아니고 마을 사람들이 다니는 일상의 길이며 곳곳에 롯지들이 있어 지루하지 않은 트레킹이 되었다.

 

 

 고도를 낮추면 아열대 지방 정글이다

 

 

짐을 나르는 포터들이 60kg  정도씩 메고 다리를 건너고 있다, 

 

 

해병대 출신은 히말라야 흔들리는 다리에서도 해병대 폼이다. 

  

 

뉴브리지.... 빙하녹은 물이 흐르는 계곡 가장 긴다리

 

 

트레킹중 물이 흐르는 계곡이 있는 자장 낮은 곳에 가까워진다

 

 

신통한 것은 개인 롯지의 쉼터에 앉아 땀을 식히며 그 곳에서 아무것도 사주지 않고 소변만 보고 가도 아무도 서운한 기색이 없다라는 점이다만일 우리나라에서 사지도 않으면서 떼거지로 몰려와 화장실 쓰고 소란스럽고 자리 차지하고 있다면 예상컨데 빨리 가라고 잔소리를 할 것 같은데 그 사람들은 그런면에서 굉장히 너그러움을 가지고 있었다.

 

7시에 출발하여 12, 5시간을 오르내린 끝에 점심때가 되어 예정된 촘롱마을에 도착했다이 마을에는 학교 1소와 구수한 냄새를 피우는 빵집 2개소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지역에서는 상당히 큰 마을임에 틀림없었다

마을은 산등성이를 타고 2200m 높이에서 약 1800m 높이까지 계곡방향으로 1km 정도에 길을 중심으로 길게 마을을 형성하고 있었으며 그 길은 2045개의돌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었다돌계단 2045개를 걷기는 지루함이 따랐다.

 

촘롱에서 드디어 설산의 자태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추남은 지칠만도 한데 어디서 힘이 솟는지 88함을 잃지 않는다.

 

 

  저 산에 근접하려면 아직 2일은 꼬박 걸어야 한다

 


드디어 안나푸르나 남봉 정상과 마차푸차레 정상이 손에 잡힐 듯 보였다하지만 고산지대에 오면 원근에 대한 감각을 잃어 거리나 높이 감각이 떨어진다고 한다촘롱그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본격적인 고도를 높이기 시작하며 설산의 깊고 깊은 계곡으로 행군을 해 나갔다.

 

16 2번째 밤을 보내야 하는 시누와에(2360m) 착했다. 7시 출발했으니 총 트레킹 시간은 9시간이었참고로 알아야 할 점은 일행이 빨리 간다고 해도 가서 식사가 될 때까지 무료하게 기다려야 한다는 문제가 있고 가이드들은 이점을 고려 속도를 조절하므로 그냥 느긋하게 천천히 일정을 소화하며 즐기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 3부 끝.